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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훈 Jan 11. 2020

과거를 만나는 시간

친구

벌써 새해다. 내 나이 34살.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사회생활도 9년이 되었고, 결혼한지도 7년이 지났다. 그동안 내가 바쁘다는 핑계로, 친구들 궁금한 소식을 페북이나 sns 통해서 볼 수 있어 굳이 친구들과 연락하지 않았다.


2018년 2월 회사를 관두고, 법인을 설립하고 회사를 키우겠다며 가족을 울산에 두고 혼자 서울 올라와서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를 1년 정도 했다. 그 사이 회사는 무럭무럭 자라 직원이 10명이 넘었다. 3월이면 가족도 서울로 이사를 오고, 다이어리 업계에도 자리를 잡으면서 조금의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여유가 생기니 잊고 살던 친구들이 먼저 생각났다. 이 친구는 어떻게 살까? 또 저 친구는 어떻게 살까? 연락하기로 마음을 먹고 작년 말부터 친구들과 연락을 시작했다. 서먹서먹했던 친구들이라 연락을 하면 어색할 줄 알았는데, 연락해준 것이 고맙다며 먼 곳인데도 오겠다고 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그렇게 되기 힘든데, 참 이런 것이 친구인가 보다. 


얼마 전에 만난 고등학교 때 한 친구는 직장 생활이 답답하고 퇴근해도 사는 낙이 없어 밥맛도 없고, tv를 봐도 재미가 없단다. 참 안타까워 오피스텔로 초대했다. 옛날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너무 재미가 있었다. 처음 봤을 땐 얼굴이 굳어있었는데 나중에는 고등학교의 미소가 나왔다. 밥맛없다는 친구가 국밥을 먹으러 맛집에 갔는데 땀을 흘리며 그릇을 비우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친구가 말했다. 


너랑 옛날이야기하고 이렇게 시간 보내니 너무 좋다. 밥도 맛있다. 내 모습을 잊고 산거 같다. 고마워.
나는 상황을 탓하고, 상사 욕만 했는데, 힘들지만 직원들과 함께 웃으면서 일하며 미래를 만들어가는 너를 보니까 에너지를 너무 많이 얻는다. 나도 힘낼게.


이 친구를 만난 계기로 적어도 한 달에 1명은 보기로 마음먹고, 잊고 살았던 인연과 연락을 하며 지낸다. 그때마다 먼저 연락 줘서 고맙다고 한다. 진정한 친구란, 이유를 불문하고 연락하면 좋고, 과거를 공유할 수 있으며, 현재의 삶을 응원해주는 존재이지 않을까?


#매일시리즈 #아무리바빠도매일글쓰기 #아바매글 #글밥의매일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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