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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한 Jul 17. 2024

진저에일

21 지구불시착 글이다 클럽


너는 울었다. 차가운 현실에 지쳤 지난한 과거의 기억에 울었다. 너의 슬픔은 진저에일을 닮았다. 매운맛의 톡 쏘는 탄산이었다. 여기저기 올라오는 기포처럼 눈물은 방울방울 터졌다. 삶을 살아내기 버거울 때마다 아이를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고 나아갔다.


너는 웃었다. 1박 2일을 보며 김종민의 '가능한'이라는 말에 웃었다. 너의 기쁨도 진저에일을 닮았다. 흙 같은 생강향에 달콤한 맛이 났다. 혀에 남은 달콤한 맛처럼 웃음은 기어이 소리를 냈다. 옆에 앉아 있던 아이는 그런 너를 보며 웃었다.


웃음소리는 사그라 들지 않았고 그 저녁의 텔레비전 앞의 너와 아이는 서로를 보며 웃었다. 웃음이 웃음을 만들어 내고 기억은 재생산되어 간다. 슬픔이 지워진 그날은 웃음으로 기억되겠지. 삶의 피폐함 속에도 웃음은 기어이 찾아올 테니 우리는 그 웃음만을 기억하자.



https://youtube.com/shorts/9_HeLQRgtoI?si=Q0eAVZodpJX7lxv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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