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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한 Apr 08. 2024

절망 속에서 꽃을 피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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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에 매번 지고 두 발로 땅을 딛고 서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누워있다 보니 침대에 뿌리가 내린 걸 깨달아서 이제 그만 일어나자 그런 생각에 다다랐다. 내 삶의 나침반은 고장 나있고 삶의 방향은 어느 쪽인지 여전히 모르지만 나는 살아낼 수도 있겠다, 어쩌면 두 발로 땅을 딛고 나아갈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음을 사랑받는 존재임을 거짓으로라도 느낄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나는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기대해도 괜찮지 않을까.

삶의 가운데에서 살아내지는 못하더라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죽음에 기울더라도 온전히 두 발로 삶을 지탱하지 못하더라도 우울이 불안이 무기력이 차고 넘쳐서 매번 한 발은 죽음에 걸쳐놓더라도 봄은 오니까.

지쳤다는 그만하고 싶다는 다 포기하고 싶다는 그러니 죽고 싶다는 마음의 소리들이 비집고 나오더라도 봄이니까 이제 괜찮지 않을까.


무기력하고 한심했던, 우울하고도 불안했던 시간이 지나고 봄이 왔다.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찾아다녔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기대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무력하기만 나 자신이 활기를 은 걸 느꼈다. 봄이 왔다고 다시 살아낼 수 있다고 힘이 난다고 절망 속에서 꽃을 피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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