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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수아 Jan 17. 2022

쓸쓸한 3월의 눈

왠지 일찍부터 볕도 따뜻하고 그래서 였는지 눈이 새삼스럽지만

원래도 3월은 변덕스러웠고 눈도 많이 내렸다.

더 쌀쌀하다고 느껴지는 것도,

눈이 느닷없다고 느껴지는 것도

따뜻함에 익숙해지고

꽃을 기다리는 설렘에 이미 맘을 줘 버린 탓이다.


이때쯤 내렸기도, 안 내렸기도 했던

눈을 탓할 일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생일에 타박을 할 것도 아니고

난 너의 미역국을 끓여주긴 해도 너에게 애정 어린 생일 축하를 하고 싶진 않다고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도 유치하다.

늘 그는 중앙선에서 시댁인 원가족에 도리를 다하기도 했고

때때로 내 편에 서서 나를 지지해 주기도 했으니

이번 경우라고 해서 새삼스럽지 않다

하지만 나는..

3월의 눈이 느닷없고, 쓸쓸하다고 느끼는 나는

정나미가 새삼 뚝 떨어지고, 말도 섞기 싫어 온몸으로 시위하는 것이다.


알기나 하는 것일까?

것도 모르면.

나가 죽으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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