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봉수아 Jan 17. 2022

나의 론리 플래닛

#순정만화 #리뷰 #만화가 좋아

살짝 쌓였다가 퍼져나가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Mika Yamamori
[츠바키쵸 론리 플래닛 중에서]

몇 번째인 전학인지 모르겠는 초등학교 전학중 도곡동의 반지하 만화가게가 내 첫 꿍꿍이였던 것 같다.

국민학교 가는 길에 불투명한 유리 미닫이 문을 열면 빼곡했던 벽 책장엔 만화가 가득.. 학교 끝나고 집에서 숙제를 마치고 혹은 집에 가서 낯선 엄마와 말을 섞기 싫었던 반항기로 한두 시간.

그 무렵을 기억하는 내 동생은 그 엄마가 네 언니가 ‘또 샛다고.. 저녁 먹게 데려오라고 몇 번을 나를 찾아 보냈다고 했다.

“그래서 언니 별명이 ‘또 새’였잖아 “

그랬다 그렇게 시작된 조숙하고 밉상인 사춘기 초 5 여자 아이의 만화 입문.
중학교 때 하이틴 로맨스를 옵션 장착하고 고등 대학교를 거쳐 영화와 소설 비디오 dvd 등 때마다의 볼거리가 추가되긴 했어도 몇 년 전까지 도서대여점에서 나는 순정만화를 빌려 보았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차이고 설레고 가슴 조이고 어설프고 솔직하지 못하지만 풋내 나는 그런 순정만화들을 나는 사랑한다.

아이를 낳고 정신없이 육아를 하고 어느새 불혹의 나이가 되어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의 모습이 아닌 의리나 책임 의무로 뒤바뀐 현실을 살고 있어도 여전히 순정만화 속 나를 간질거리게 하는 ‘사랑’은 거기에 있어서
나의 소우주는..
나의 자라지 않는 작은 론리 플래닛은

그렇게 나를 반겨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