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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파란 Mar 01. 2016

06. 미세스 다웃파이어.

웃음을 잃은 당신에게...

두 사람의 죽음은 아직까지도 미스터리로 내게 남아있다. 

한 명은 만우절날 어이없게 죽은 장국영이고 또 한 명은 로빈 윌리엄스다. 장국영이야 워낙 꽃미남 배우로 우수에 찬 그의 분위기가 죽음과도 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해도 로빈 윌리엄스는 도통 어안이 벙벙했던 기억이 있다. 


아니 왜?


항상 인자하고 온화한 웃음을 잃지 않고 출연하는 영화마다 위안과 웃음을 주었던 배우였지 않은가? 그런 그가 죽었다는 사실이 그것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정말 피에로의 웃음이었던가? 대중들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일수록 내면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는 것인가?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이, 굿윌헌팅의 숀 맥과이어 교수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웃음 뒤에 감춰져 있었을 그만의 아픔과 고통이 안타깝다. 


분명한 건 그의 영화들로 인해 우리는 울고 웃고 따뜻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특히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들에 많이 출연했다.  그중에서 내가 그를 추억하고자 하는 영화는 "미세스 다웃파이어"



1993년 작으로 이 영화를 가족과 함께 가서 봤다. 서울 극장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까지도 통틀어서 극장에서 이렇게 웃은 기억이 없다. 물론 그 이유는 내가 나이가 들면서 웃음 자체를 잃어버린 것도 크겠지만...;; 기억으로는 앞좌석 의자까지 쥐어뜯으며 온몸을 뒤로 젖히고 깔깔거렸다.  앞사람이 뭐라 했을 수도 있겠지만 온 극장 안이 웃음바다여서 모두 다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지. 지금같이 자극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이 영화가 그리 웃기지 않을 수 있다. 심지어 한참 후에 이 영화를 다시 봤을 때 나는 그때처럼 웃지 않았다. 그런 거다. 이미 메이크업이나 특수 분장 기술이 날로 발전해서 날씬한 사람을 엄청난 뚱보로 만들거나 남자가 여자가 되거나 하는 분장들은 우리에겐 익숙해져 버렸다. 익숙해져서 자극이 없는 시대가 조금은 씁쓸한 이유다.


하지만 93년에는 적어도 미세스 다웃파이어 속 로빈 윌리엄스 모습은 쇼킹 그 자체였다. 어떻게 매부리코 아저씨가 저렇게 변할 수가 있지? 내내 신기해하며 봤다. 내용도 무척 재밌고 따뜻했다. 만화영화 더빙 성우가인 아빠 다니엘의 무책임한 면때문에 아내는 이혼을 선택하고 아이들을 보기 위해 가정부로 분장해서 집안에 들어가는 것이 이 영화의 큰 줄거리다. 아빠였을 때는 못 봤던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며 진정한 가장으로 변해가는 것이 큰 핵심 포인트. 가정부로 분한 모습이 정말 진짜 같았고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를 너무 잘했다. 가정부로 들어가서 일어나는 해프닝들에 웃음이 빵빵. 



지금 봐도 분장은 최고!

그의 영면을 바라며...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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