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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파란 Jan 10. 2020

존버는 존버한다

게임을 한다.


모바일 게임을 하는데 나는 방치관리형 게임을 좋아한다. 지금까지 꾸준하게 하는 건 '해리포터'와 '매드 포 댄스' 그리고 '펭귄의 섬'이다.


해리포터는 처음 입학할 때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그리핀도르에 입학했고 지금은 5학년이다. 이 게임은 학년에 맞게 수업을 들어야 하고 보조 미션도 있고 결투도 해야 한다. 모든 것은 에너지와 보석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광고를 보거나 시간을 두면 생긴다. 물론 현금으로 살 수도 있다. 시간 안에 미션을 깨느라 말로만 듣던 현질을 나도 해봤다. 소액이었지만 이대로면 계속할 거 같아서 지금은 절대 안 하는데 그러면 무조건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돈이 없으면 게임은 말 그대로 존버다.  

시간을 돈으로 사는 건 어쩌면 현실과도 똑같은지 말야.


매드 포 댄스는 춤추는 게임이다. 각 시대와 음악에 맞춰 댄스 플로어가 준비되고 댄서들을 모으고 각종 꾸밀 수 있는 인테리어를 사야 한다. 이것도 물론 기다려서 얻거나 현금으로 살 수 있다. 나는 꾸준하게 기다렸다가 댄서들을 모아서 현재 4~5개의 플로어를 운영하고 있다. 플로어 댄서들을 손가락으로 쳐대면 비트도 생산한다. 손가락 아파서 그만뒀다.


펭귄의 섬은 게임 그래픽과 음악이 너무 예쁘고 좋아서 깔았다. 평화로운 펭귄 마을도 돈을 쓰지 않으려면 각 서식지를 늘릴 때마다 기다려야 한다. 꾸준하게 금을 모아야 하고 퓅귄과 각종 생물들이 움직이며 하트를 내놔야 한다. 물론 바다에 떠오르는 선물 상자 광고들도 꾸준히 봐줘야 한다. 낚시터와 꽃밭, 온천에 이어 남극기지도 생성했다. 꼬물거리는 작은 생명체들이 움짝거리는 게 너무 귀엽다.


게임은 정말 존버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로 배그 어플을 깔았다. 낚인거지. 원래 서바이벌 총 쏘는 게임 안 좋아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전쟁터에 들어갔다가 3위 했다. 100명 중 살아남은 3명안에 들었다는 뜻이다. 물론 생초보 단계라 굉장히 쉽고 실제 유저들보다 봇들이 많다고 하니 그건 순전히 내 실력은 아니란 말이지만 어쨌든 총도 못 찾아서 맨 주먹으로 총가진 사람 두들겨 패서 총을 얻었을 땐 짜릿하더라. 아... 이래서 하는 거구나?


나는 배그도 존버 한다. 자기장 가장자리로만 다니면서 오두막이나 작은 집 나올 때마다 기어들어가서 무조건 기다린다. 누가 그랬다. 배그는 기다림의 게임이라고. 그러면 꼭 사람이 들어오고 가만히 숨어있다가 잡는다. 한 번에 7명을 같은 자리에서도 죽여봤다. 이게 총 쏘는 게임인지 숨어 다니는 게임인지 잘 모르겠다. 나한테는 공포게임 같다. 이럴 거면 배그는 왜 하는지 모르겠는데 어디서 뭐가 나올지 모르는데 숨어 다니면서 파밍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낚인 건 듀오 랜덤플레이 때문이지만 성격상 서바이벌은 못할 거 같고 모바일로 솔로 게임이나 즐기다 말겠지만 어쨌든 현재 내 관심사는 배그다.


게임은 존버고 배그도 존버고 인생은 더 존버다.

존버해서 파밍 할 수 있다면 어쩌겠나 존버는 존버 할 밖에.

무슨 말인지 알겠지? 게임이야기가 아니란 말야.


Happy New Year-

2020





새해 감성은 아니지만 존버하는 감성으로.. 빌리 노래중 가장 좋아하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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