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랜 직장 생활을 했지만 사무일을 하진 않아서 오피스 용품도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손목이 시큰거리지 않을 태블릿 펜과 큰 듀얼 모니터, 그래픽 프로그램이 잘 돌아갈 수 있는 PC, 시안을 프린트할 수 있는 컬러 레이저 프린트 정도만 갖춰져 있으면 되었다.
그 외 펜이나 클리어 파일 정도만 있으면 됐지 굳이 다른 건 필요가 없어 내 책상엔 책꽂이 하나 없이 펜이나 노트만 굴러다닐 때가 많았다. 그래서 제일 힘들었던 것도 문서 작업이나 지출결의서, 품의서 등의 결재 문서를 작성할 때였다.
그마저도 디자이너는 문서 작업할 일이 많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표 그리는 것도 한글이나 엑셀보다 일러스트레이터 열어서 그리는 게 훨씬 빨랐고 편했다. 나는 도무지 문서 프로그램의 폰트나 프레임에 익숙해질 수 없었다. 맑은 고딕, 굴림체, 돋음체, 궁서체 등은 내 눈에는 형편없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시안 하나 잡기 위해선 수없이 많은 폰트들을 적용시켜 가며 삐침하나 굵기 하나 가지고 난리를 치던 때가 많아서 어딜 가든 폰트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도 일종의 직업병이었다.
당연히 한글이나 MS-office 프로그램은 열어볼 일이 극히 드물었다. 그런 내가 요양원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한글이나 엑셀이 가장 먼저 열어야 할 프로그램이 되었다. 몇 년 전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면서 가장 먼저 따두었던 건 컴퓨터활용능력 2급이었다. 전산회계 2급도 따려고 했으나 두 번 모두 1점 차이로 실패한 후 깔끔하게 접었다. 역시 난 그쪽 머리는 없는 걸로.
결론부터 말하면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문서 프로그램 사용할 일은 많다. 하지만 미리 겁부터 낼 필요는 전혀 없다는 것. 문서 작업이라는 게 난도가 낮은 작업들이 대부분이다. 중년의 나이에 컴퓨터를 다뤄보지 못한 사람들이 이 일을 하겠다고 결심하면서 가장 겁을 내는 부분도 프로그램이나 문서 작업을 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다음에 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자세히 적지는 않겠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10개월 만에 한글 프로그램이 편해졌고 맑은 고딕을 기본 폰트로 사용해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 졌다. 하하.
오늘은 요양원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쓰게 되는 사무 용품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사회복지사라면 필히 써야 할 왓츠 인 마이 백이랄까.
가장 많이 쓰는 용품 중 하나다. 서랍을 열면 커다란 클립통이 있고 바닥에도 하나, 두 개씩 정도는 떨어져 있을 정도로 많이 쓰는 물건이다. 대부분 신규 수급자 어르신이 입소하면 각종 동의서와 서류를 묶어 두는 데 쓰고 퇴소하는 어르신들의 서류에선 빼서 정리해 둔다. 쉴 새 없이 입소하고 퇴소를 반복하며 순환하는 클립은 이내 벌어지거나 못 쓰게 되면 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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