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과 바꿀 수 있는 가치는 없다
오징어 게임은 과반수가 넘으면 그만둘 수 있지만, 69번은 자살을 선택한다.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면 게임을 그만 할 수 있지만, 그런 노력도 없이 무기력해진다. 체념하게 된다. 자신이 처한 환경을 바꿀 수 없고, 살아남을 수 없다는 체념. DP에 나오는 그 병사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괴롭힌 선임을 죽일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 후에 환경이 바뀌지 않음을 알기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 걸까.
삶에서 생존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것을 포기하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 인가. 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이 삶을 끝내는 것보다 더 두려운 일인가? 자신의 생존을 포기함으로써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안식? 두려움에서 해방되는 것? 돈을 지키는 일? 누군가를 위해 돈을 남기는 일, 그게 인간이 해야 할 도리 일까? 돌보아야 할 누군가가 없다면 돈은 필요한가? 돈이 필요하지 않은 자는 살아야 할 가치가 없는가? 돈의 가치는 타인에게 유용해야 하는가?
돈은 왜 필요한가? 인간은 늘 수단과 목적을 혼돈한다. 손가락만 보고 달을 보지 못하는 격이다. 옷은 중요하고 내 몸은 소중하지 않고, 순간의 쾌락은 중요하고 건강은 중요하지 않고, 돈은 중요하고 나의 생명은 중요하지 않고.
가족을 사회를 넘어서 나의 생존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게임 속이든 군대에서든 혹은 그저 작은 그룹이든 혹은 나 자신 그 한 목숨이든, 어디서든 나의 생존은 가장 먼저 지켜져야 하며, 우리는 우리 환경을 나의 생존에 더 유리하게 바꿔나가야 한다. 최진석 교수의 말처럼, 나의 생존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의 삶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