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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원한 바람 Mar 12. 2023

나는 신이다 - 대체 왜?

어떻게 삶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워낙 요즈음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고, 또 범죄 다큐멘터리를 좋아해서 나는 신이다를 보게 되었다. 전해 들은 대로 첫 번째 편부터 굉장히 더럽고 역겨웠다. 아직 전 편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3가지 다른 소위 사이비 종교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았다. 대체 어떤 시대 상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고 정부나 검찰, 경찰, 지역 사회에서 더 나 빠지기 전에 왜 이들을 도와주지 못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저런 데에 빠져든 사람들은 어떤 심리이며, 또 어떤 상황에 있었을까 라는 한 가지 생각이 맴돌았다.


  굉장히 단편적인 생각일 뿐이겠지만, 3가지 정도 이유를 추측할 수 있었다. 하나는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고 반복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혹은 심지어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한다고 한다. 조건이 붙지 않는 절대적인 사랑. 이런 점이 어떤 사람에게는 매혹적인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에 멀어진 사람들, 또는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데에 서툰 사람들은 혹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는 주변에 나에게 잘해줬던 사람들이 나를 배신한다던가 하는 경험을 했던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사이비 종교 집단생활의 규칙의 하나는 종종 가족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해 주는 존재는 일차적으로 부모일 것이고, 또 나의 형제자매일 수도 있다. 이런 혈연이 가진 가치를 버려야 한다는 것은 그 사이비 교주와 교리가 강조하는 사랑이라는 것은 부모나 친지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고, 교주와 나의 관계에 서면 성립한다는 것을 것을 강요하는 것 같다. 표면적으로는 악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교리와 강요는 나를 기존의 관계로부터 고립시킨다는 데에 커다란 악의가 숨어있다. 


  또 하나는 내 삶의 결정을 나를 대신에 내려주는 존재라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더 낫게 더 많은 것을 누리고자 하는 마음은 있다. 아이였을 때는 그게 좋든 아니든 부모님이나 주변 어른들이 나의 입장에서 내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을 해주었다. 그러나 어른이 된 사람들에게 부모님의 영향은 줄어들고 온전히 자신의 인생의 결정을 자신이 내려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삶이 당연하게 느껴졌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자신의 안위를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이 엄청난 부담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다. 그런 부담에서 벗어나는 길은 단순히 그런 결정이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살아가고 매일의 결정을 내리는 일이 힘겹다고 느끼고 그것을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나 대신 이런 부분을 해결해 주고, 내 삶이 나아지는 방향으로 결정해 준다는 것은 매력적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샤머니즘이다. 인간은 종교적 동물이다. 인간의 뇌의 어떤 부분은 종교적인 사람들에게만 더 활성화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이런 사이비 종교가 주는 다른 장점 중에 하나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보이고 만질 수 있는 신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종교에서 하는 의식, 기도, 경전 등을 종교인들은 반복적으로 행하거나 읽고 노래하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신의 존재를 절대적인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아마도 그게 종교의 이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사이비 종교에서는 교주라는 사람이 그런 목마름을 충족시켜 주는 것일 거다. 그래서 소위 기적을 행하고 예언을 하며, 병을 고치는 등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이와 같은 점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미혹했을 것 같다. 내가 감히 각각의 개인이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내 아이들에게는 알려주고 싶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존재는 그리고 또 가장 사랑해야 할 존재는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나는 너희들을 사랑하지만,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아껴야 하는 것은 바로 너 자신이라고. 그것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고, 또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잠깐 그 순간의 감정이거나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일 것이라고. 그래서 타인에게서 혹은 어떤 집단에서 얻는 사랑에 미혹되어서는 안 된다고. 나 자신이 나를 아껴주고 또 내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거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돋는 것 그게 우리가 누려야 할 사랑이라고. 그리고 나는 언제나 충분하게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내 삶에 일어나는 어떤 결정도 내가 온전히 내려야 하며, 위험을 줄이고 더 나은 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 권리와 의무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한 발 한 발을 알 수 없는 앞으로 내딛는 게 두려울 수 있지만, 내 삶은 그 두려움조차 포함된 멋진 것이라고. 그 누구도 또 그 어떤 그럴듯한 사상도 내가 내딛는 그 걸음을 대신하게 할 수는 없는 거라고. 내 삶이 어떤 사상에 의해서나 어떤 집단에 들어가는 것으로 갑자기 나아질 수 없다는 것. 그렇게 믿고 싶은 순간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어떤 시점에서나 어떤 상황에서나 아니라고 단언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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