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지금 쉬어도 될까, 이렇게 쉬어도 될까
휴가는 과연 지금 쉬어도 되는가 하는 저릿한 마음으로 시작된다. 휴가가 며칠 지나야 비로소 월급 받는 일에 대한 걱정이 조금 줄어들고, 비로소 원래의 나, 자연인의 내가 시작된다.
자연은 인간에게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한다. 네가 갇혀있던 세계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사물들로 둘러싸인 곳, 그곳에서 인간이 만든 시간과 규칙에 맞춰서 살아갔던 것이라고 말한다. 본래 자연이 만든 시간과 공간, 지금껏 본래 자연이 주는 다양한 느낌을 가지고 살던 시간을 잊어버리고 살아왔다고 말해준다.
인간은 이 일깨움에 동의하고 시원한 눈과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 되고, 그런 내가 마음에 들 때쯤, 휴가는 끝이 난다. 엄청난 두려움과 걱정이 밀려오고 회의 스케줄, 이메일을 열어보는 순간, 자연이 주는 경계가 모호한 시간은 끝이 나고 달력 날짜의 색깔대로 살아가는 월급을 쫓는 사람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