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스타트업 대표 이야기

2장. 달콤한 유혹(1/5)

by 망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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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오랫동안 안전한 배에서 내려 홀로 작은 배를 타고 드넓은 바다로 나아가듯 자유와 불안 속에서 정부지원사업 준비에 몰두하며 합격의 기쁨과 팀원들과의 열정적인 시작을 경험했지만, 지원금이 늘어날수록 알 수 없는 불안이 그림자처럼 마음속에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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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결심하고 회사를 떠난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는 조금 이상한 기분이었다. 마치 오랫동안 익숙했던 안전한 배에서 내려, 드넓은 바다 위 작은 배 한 척에 홀로 오른 것 같았다. 자유로움과 불안함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었다. 이제부터는 모든 걸 혼자 결정해야 했다.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는지 확인해줄 동료나 상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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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불안은 곧 지원사업 준비와 함께 찾아온 기대감으로 가려졌다. 수많은 정부지원사업 공고가 매일 업데이트되었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기 시작했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었지만, 스스로 무언가를 이뤄가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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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이 높다는 소문을 듣고 걱정했지만, 지원서를 제출하고 얼마 뒤 최종합격 통보 메일을 받았을 때의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제 나도 당당히 창업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이다. 그 날 밤 나는 작은 원룸에서 맥주 캔을 열고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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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사업의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이후, 창업 준비는 급속도로 진전되었다. 팀원을 모았으며, 팀원들과 함께 작은 공유 오피스를 본격적으로 꾸미기 시작했다. 저렴한 책상과 의자를 주문하고, 벽에는 프로젝트 일정과 할 일 목록을 적은 큰 화이트보드를 걸었다. 이제 막 출발하는 나에게 그 작은 사무실은 어떤 대기업의 화려한 사옥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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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내가 만드는 제품이 반드시 시장에서 성공할 거라 믿었다. 지원금을 바탕으로 시장 조사와 아이디어 검증에 몰두했다. 하루는 팀원들과 함께 무작정 거리로 나가 사람들에게 설문지를 나눠주기도 했고, 또 하루는 온라인에서 우리가 생각한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얻기 위해 설문조사를 돌리며 밤을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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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사업은 마치 창업의 정답을 미리 제시하는 듯했다. 중간중간의 평가와 발표 준비는 힘들었지만, 오히려 그런 과정에서 내가 제대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평가위원들의 피드백은 언제나 예리했고, 우리는 그 피드백에 맞춰 제품과 사업 계획을 계속 다듬었다. 마치 지원사업이 제시하는 길을 따라가면 반드시 성공할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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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도전한 지원사업 역시 합격했다. 나는 점점 더 자신감에 차 있었고, 언젠가는 뉴스나 잡지 인터뷰에서 나의 이야기가 실릴지도 모른다는 상상까지 하며 꿈에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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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원금이 늘어날수록 사업을 운영하는 내 마음속의 불안도 점점 커졌다. 나는 그 불안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팀원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도, 밤늦게까지 제품 기획서를 수정할 때도 그 불안은 작은 그림자처럼 늘 내 곁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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