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시인
양세형 시인의 강연을 듣고 있던 나는 그의 진솔한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었다. 무대 위에 선 양세형 시인은 처음에는 다소 쑥스러워 보였지만, 그의 말은 점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양세형은 시를 쓰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고 했다. 가을에 눈이 내리는 모습을 볼 때, 그 아름다움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적어보며 글을 써왔다는 것이다. 이런 습관이 결국 시집을 출간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 시집을 내기 전날, 그는 편집장에게 연락해 출간을 고사하려 했다. 일기 같은 자신의 글을 남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쑥스럽고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집이 출간되고 나서, 함께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 경험이 그에게 더 많은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양세형은 시를 쓸 때 마음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길을 가다가 아름다운 장면이나 소리를 느낄 때, 그 순간을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기록해두곤 한다고 했다. 집에 돌아와서 그 기록을 보며 감정을 되살리고, 단어들을 조합해 글을 쓴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유머를 공부했지만, 아버지가 병환 중일 때 유머로 아버지를 웃게 해드리며 유머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았다는 그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는 코미디언으로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실감하고 있었다.
양세형은 시를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감정이라고 했다. 시는 생각이나 기억이 아니라, 감정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 감정을 느끼고 기록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좋은 시가 탄생할 것이라고 했다.
강연을 듣는 내내, 나는 양세형 시인의 진솔한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다. 그의 말은 시와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양세형 시인의 강연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시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강연 말미에 양세형 시인은 자리를 함께 빛내주신 나태주님에 대해 전날 즉흥으로 쓴 아래의 시 한편을 낭독했다.
나태주님 - 양세형
위에 하늘이야 신발 주머니
발로 차며 지구로 가는 저 아이
당신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바람에 꺾여 고개 떨군 이름 모를 저 풀
당신님의 손으로 느껴보고 싶습니다.
타닥타닥 양철 지붕에
얌전히 내리는 저 빗소리
당신님의 귀로 들어보고 싶습니다.
내가 있음을 알게 해주는 사랑하는 저 사람들
당신님의 마음으로 안아보고 싶습니다.
나태주 님의 향기를 맡고 싶습니다.
그래서 당신님의 책을 펼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