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과 잃어버린 낭만을 다시 찾고자 하는 마음
평일 저녁, 나는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의 공간에 있었다. 작가이자 뮤지션인 요조 작가의 북 콘서트가 열리는 홍대 근처의 어느 소극장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그녀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요조 작가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근황을 이야기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에 그녀는 죄지은 사람처럼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변화 없는 일상 속에서도 성실히 자신을 불러주는 곳에서 책과 노래를 "영업"한다고 했다. 그녀의 겸손한 태도와 꾸밈없는 대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특히나 그녀의 책방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 제주도에 처음 책방을 열었을 때의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리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때는 모든 것이 생명체로 보였어요, "라며 웃는 그녀의 얼굴에는 그 시절의 낭만과 지금의 현실 사이에서의 고민이 엿보였다. 한 손님이 아버지께 드릴 책을 고르는 동안 쓴 편지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책방 주인의 따뜻한 마음이 손님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그 손님이 다시 찾아와 눈물로 고마움을 전한 순간을 이야기할 때,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런 순간이 그녀에게 큰 의미가 있었고, 다시금 그런 낭만을 찾고 싶어 하는 그녀의 진솔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러나 이제는 현실적인 문제들, 특히 경제적인 문제들이 그녀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돈으로 보여요,”라며 웃었지만, 그 속에는 깊은 고민이 담겨 있었다. 그런 그녀가 다시 초심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나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요조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역시도 삶의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의 균형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의 솔직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오래된 친구와의 대화처럼 편안하게 다가왔다. 그녀의 노래 ‘모과나무’를 들을 때는, 그저 아침 조깅 중 느꼈던 소소한 행복과 잃어버린 낭만을 다시 찾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철학적인 깊이와 함께 현실적인 고민이 엿보였다. 우리는 모두 죽음을 맞이할 운명이지만, 그 앞에서 각자가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순간, 삶의 무게와 그 안에서의 행복을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그녀가 말한 까뮈의 시지프 신화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음을, 그 과정 자체를 즐기자고 다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행복에 대한 질문에서는 행복을 강박적으로 찾기보다는 순간순간의 충족감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그녀의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책 읽기와 운동, 그리고 일상 속 작은 기쁨들이 그녀에게 큰 행복을 주는 요소라는 점에서 나 역시 많은 공감을 했다.
콘서트가 끝나고도 그녀의 말들이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았다. 요조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삶의 낭만을 잃지 않고, 현실 속에서도 작은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오늘의 북 콘서트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내 삶에 깊은 울림을 준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