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시민의 의미
불타는 금요일, 알라딘 본사에서 초대하여 우연히 참석하게 된 북토크가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주제는 ‘최소한의 시민’. 이 주제를 들었을 때, 약간의 호기심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북토크는 나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사회를 맡은 은유 작가는 글쓰기 작가로 유명한 인물이다. 나는 이전에 그녀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었다. 그녀의 글과 말은 항상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곤 했다. 은유 작가의 소개는 오늘의 행사가 단순한 책 소개가 아니라, 깊이 있는 토론과 성찰의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최근에 출간된 <최소한의 시민>은 강남규, 박권일, 신혜림, 이재훈, 장혜영, 정주식 여섯 명의 작가, PD, 정치인, 기자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사람들이 2년간 98번의 토론을 하며 마주친 16가지 주제를 엮어서 나온 책이다.
신혜림 PD는 글쓰기를 하면서 겪었던 고난과 극복의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글쓰기가 얼마나 고통스럽고도 아름다운 과정인지 공감하게 되었다. “글을 쓸 때마다 울었다”는 그녀의 고백은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마주하는 두려움과 맞닿아 있었다. 그녀는 그런 두려움을 이겨내며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정주식 기자는 독자로서 책을 대하는 기쁨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토론을 통해 얻은 결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 결실을 책으로 읽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했다. 토론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그 생각들이 하나의 책으로 엮여 나온다는 것은 마치 작은 기적 같았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토론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반골 기질이 엿보였던 베스트셀러 작가 박권일은 토론 모임의 운영 경험을 나누며, 그 과정이 얼마나 재미있고 의미 있었는지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가 매주 모여 토론을 나누는 것이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확장하고 깊게 만드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그의 말에서 나는 토론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중간에 합류한 강남규 작가는 시민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했다. 그는 “시민은 단순히 법을 준수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지는 존재”라고 말했다. 강 작가는 또한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작은 실천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이어지는 장혜영 전 의원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장혜영 전 의원은 여성 혐오와 관련한 한국 정치의 지형에 대해 언급하며, 페미니즘 전선의 재정비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녀의 말은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토크를 들으며,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의 중요성도 다시금 깨달았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사회적 대화와 토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북토크가 끝난 후, 나는 많은 생각에 잠겼다. ‘최소한의 시민’이라는 주제는 단순한 책의 제목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지향해야 할 삶의 태도였다. 작은 관심과 참여, 그리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가 바로 ‘최소한의 시민’이 되는 길임을 깨달았다. 이날의 경험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앞으로도 이러한 토론과 대화의 장에 더 많이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는 조금 더 나은 시민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북토크에서 얻은 깨달음을 가슴에 새기며, 작은 실천을 통해 나와 이웃, 그리고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소한의 시민'이라는 제목이 내게 더 이상 무겁지 않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 오길 바라며.
현장 북토크 이후 진행 된 질의응답 시간. 나의 우문에 대한 어떤 작가의 현답으로 본 후기를 마무리한다.
사회적인 약자인 소수자들이 이렇게 모여서 말하고, 고민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그래도 각자의 경험과 관점을 나누며, 자신이 변화하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