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에서 찾은 삶의 여백
장마가 끝나지 않은 듯 무겁고 습한 여름날, 나는 판교로 향했다. 도시의 혼잡함을 뒤로하고, 조여름 작가의 신간, 제11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품.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그 첫 북토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사람들의 열기와 기대감, 그리고 저마다의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조금은 편안함을 느꼈다. 모두가 각자의 이유로 이 자리에 모였을 터였다.
조여름 작가가 무대에 오르자마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제주도에서 직접 올라온 그녀는 그간의 경험을 담담히 풀어놓기 시작했다. 서울에서의 직장 생활을 접고, 작은 도시에서의 삶을 선택한 이야기. 그 이야기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풍성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사람의 선택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듯했다.
내가 기다리던 질문 답변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저는 대기업에 다니며 번아웃을 겪고 있습니다. 작가님처럼 글을 쓰고 싶지만, 자꾸만 좌절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쓸 수 있을까요?" 내가 던진 질문에 작가님은 따뜻한 미소로 답해주었다. "결국은 연습입니다.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해요.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하든, 글을 쓰는 것을 멈추지 마세요."
그녀의 답변을 듣는 순간, 무언가가 내 마음속에서 풀리는 느낌이었다. 글을 쓰는 것이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 나의 내면과 연결된 작업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조여름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말에 담긴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북토크가 끝난 후, 책에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조여름 작가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주며 짧게 대화를 나눴다. 내 차례가 되자, 그녀는 내 이름을 물었다. 내 이름을 적어주며 그녀는 따뜻한 미소로 나를 응원해 주었다. "계속 쓰세요. 언젠가 당신만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거예요."
북토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나는 조여름 작가의 말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글을 쓰는 것이 단순히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치유하는 길임을 깨달았다. 그녀의 조언처럼, 나는 다시금 글을 쓰기 위해 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