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강신주 선생님의 이번 강의는 '동산 삼돈'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여행의 의미와 그 안에서의 깨달음을 탐구하는 내용이었다. 강의는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무문관의 동산삼돈은 선불교에서 중요한 공안 중 하나이다. 공안은 제자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스승이 주는 문제나 질문을 의미한다. 동산삼돈이라는 말의 핵심은 "동산"이 중국 당나라 시기의 선사 동산양개를 가리키며, "삼돈"은 세 번의 식사, 즉 삼시세끼를 의미한다. 이 공안은 동산양개 선사가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 즉 삼시세끼 식사 속에서도 진정한 깨달음을 발견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깨달음은 특별한 순간이나 장소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이 공안을 통해 선사들은 제자들에게 일상 속에서 마음을 깨우고, 그 안에서 깊은 진리를 찾도록 가르친다. 일상 속의 모든 일이 수행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공안의 목적이다.
선생님은 먼저 여행을 두 가지로 구분했다. 하나는 목적지와 출발지가 명확한 여행, 그리고 다른 하나는 목적 없이 떠도는 여행, 즉 '소요유'였다. 우리는 흔히 전자의 여행을 선택한다. 목적지를 정해놓고 그곳을 향해 가는 동안에 우리는 그 과정 자체를 무시하거나 지나쳐 버린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현재를 충분히 살지 못하고, 항상 다음 단계로만 향하는 삶을 살게 된다.
이와 반대로, 소요유는 목적 없이 그저 걷고, 바라보고, 느끼는 여행이다. 이러한 여행은 우리가 현재를 온전히 경험하게 하며, 그 순간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선생님은 이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것이 삶의 진정한 즐거움과 깨달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강조했다.
또한, 선생님은 불교의 '참진자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는 말을 통해 우리가 어디에 있든 그 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는 우리가 현재의 주인이 될 때, 비로소 그 순간이 진정한 것이 되고, 모든 것이 참되게 된다는 의미이다. 즉,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주었다.
강의 중 소개된 화두인 '동산 삼돈'은 이러한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이 되었다. 동산 스님이 운문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은,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경험을 통해 진리를 체득하는 과정과 닮아 있었다. 스스로의 생각과 경험을 반추하며, 우리가 얼마나 자주 목적과 계획에 얽매여 진정한 순간을 놓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