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
때때로 설명할 수 없는 경험을 한다. 마치 누군가가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 예상치 못한 순간에 도움의 손길이 닿는 일, 혹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확신. 엑스파일 시즌 1, 6화 “그림자”를 보며 나는 그런 생각에 잠겼다.
이 에피소드에서 로렌 카이트는 자신도 모르게 보이지 않는 존재의 보호를 받는다. 그녀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어떤 힘이 개입하고, 결국 이는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전 상사 하워드 그레이브스의 유령이라는 사실로 추정된다. 하워드는 살아 있을 때 기업의 부정과 싸웠고, 죽은 후에도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로렌을 지켜주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초자연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잊히지 않는 존재들의 힘을 떠오르게 한다. 즉, 죽은 자들이 우리 곁에 남아 우리를 지켜볼 수도 있겠지만, 꼭 유령이라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신념과 기억은 남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어떤 사람은 스쳐 가고, 어떤 사람은 깊이 남는다. 그리고 때때로, 그들이 남긴 가르침과 흔적이 우리의 선택과 행동을 바꾼다. 부모님이 해주셨던 말, 스승이 남긴 조언, 사랑했던 이와 나눴던 순간들, 그 모든 것들이 우리를 보호하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된다.
로렌이 하워드의 유령을 통해 보호받았듯, 어쩌면 우리도 과거의 누군가에게서 여전히 지켜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기억하는 한, 그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때로는, 그 기억이 우리가 옳은 길을 가도록 손을 잡아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