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숫자다.
그것은 웃기게도 30년 전에 제일 좋아했던 만화 [머털도사와 백팔요괴] 때문이다.
본 만화에는 도사 머털이와 108종류의 요괴가 나온다.
아쉽게도 108종류가 모두 나오지는 않고 대표적인 몇 개의 요괴만 출현한다.
그중에 제일 인상적인 요괴는 나태한 요괴다.
그 요괴는 사람을 나태하게 만든다.
백팔번뇌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중생의 눈, 귀, 코, 혀, 몸, 마음의 좋다, 나쁘다, 그저 그렇다가 곱해져서 18가지가 되고, 괴로움, 즐거움, 아무것도 아닌 것이 곱해져 또 18개가 된다. 이렇게 총 36개에서 과거, 현재, 미래가 있어서 108가지가 되었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108번 절하는 것으로 108 번뇌를 끊고 성장하는 수행법이 있다.
찾아보니 심지어 108배 운동법도 있다. 정자세로 하면 슬로우 버피와 유사해서 운동 효과도 있다는 말이 있다.
과거의 난 나태했다.
시간을 무의미하게 소비했다.
매일 나태한 요괴에게 당했던 것이다.
이제는 그 요괴를 물리치려고 한다.
아주 가끔은 나태하겠지만 곧바로 알아차릴 것이다.
나태를 물리치며 마음속 108 번뇌를 극복하려고 한다.
최종 목표는 공의 상태로 글을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