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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진실은 얼마나 객관적인 것일까

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지.

by 부소유

멀더는 비밀리에 UFO 추락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한 숲 속으로 향한다. 미군은 추락한 물체를 핵탄두를 실은 인공위성이었으며, 극비리에 수습 중이라고 발표하지만, 멀더는 이를 믿지 않는다. 그는 현장에서 맥스 페니크라는 UFO 연구가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UFO와 외계인 납치에 집착하는 인물이다. 이후 멀더와 맥스는 미군에게 붙잡혔고, 미군 내부에서 이를 은폐하려 한다는 정황이 드러난다. 게다가 조사 과정에서 맥스가 반복적으로 외계인에게 납치당한 경험이 있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어떤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멀더는 숲속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병사들을 공격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하지만 미군은 이를 UFO와 관련된 사건이 아닌 일급 기밀 작전으로 처리하며 모든 증거를 은폐하고, 멀더와 스컬리는 결국 아무런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채 사건이 끝난다.


우리는 얼마나 진실을 알고 있을까? 엑스파일 시즌 1, 10화 ‘Fallen Angel’를 보며 나는 이 질문을 곱씹었다. 멀더는 진실을 쫓는다. 정부가 숨기는 것, 공식적으로 부정되는 것, 그리고 일반 사람들은 믿지 않는 것들 속에서 그는 끝없이 답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그는 늘 벽에 부딪힌다. 증거는 사라지고, 정부는 은폐하며, 사람들은 진실을 외면한다.


맥스 페니크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그는 UFO 연구가로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믿고, 심지어 자신이 그들에게 납치당한 경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의 말을 망상으로 치부할 뿐이다. 그는 비웃음을 당하고, 인정받지 못하며, 결국은 외로운 길을 간다. 진실을 찾는 것은 때때로 외로운 일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진실을 찾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멀더와 맥스는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그들이 찾은 것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다. 진실이란 것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믿고 싶은 대로 만들어지는 것인지조차 불분명하다.


과연 우리가 아는 ‘진실’은 얼마나 객관적인 것일까? 혹시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상에는 쉽게 증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끝까지 질문을 던지고 의심하는 한, 진실은 어딘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멀더처럼, 맥스처럼, 때로는 실패할지라도 계속해서 찾으려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조금씩 진실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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