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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도 세 번째

불행마저 겪어낼 사랑에 대한 이야기

by 부소유

본 장편소설의 핵심 키워드는 서원 (이루고 싶은 인생), 제물 (잃고 싶지 않은 것을 잃는 것), 광인 (사랑에 미친 자들) 세 가지다.


본 소설의 참고 영화 <토리와 로키타>는 완전한 하강 구조의 영화다. 서사가 진행되며 관람객을 극도로 긴장하게 만드는 구조다. 인물의 외형, 성격, 배경, 사건까지 상징으로 가득한 영화다. 주인공 남매로 나오는 토리는 주체적, 로키타는 객체적이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감독의 의도로 철저하게 상징적으로 만들어졌다.


바르도의 서사도 영화와 같다. 상실과 죽음으로 이행이 일어난다. 불행마저도 겪어낼 습이 생긴다. 주인공은 레이어를 가진 사람을 만나야 했다. 우리의 경우는 소개팅을 나간다면 공작새처럼 날개를 펼쳐야 한다.


북토크를 마치고 상실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봤다. 죽음과 상실이란 무엇인가. 참 오래된 질문이다. 반야심경에서 말하듯 인간은 그저 아무것도 아닌지도 모른다. 죽음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고, 상실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과거의 불행으로 죽었고, 지금 행복으로 살아났다.


문득 식물이 생각난다. 꽃을 한번 피우기 위해 묵묵히 습을 이행하는 식물들이다. 나도 이제는 나만의 습을 행하여 꽃을 피우리라. 찬란하게 꽃 피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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