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고지의 단편소설
1. 느낀 점
한 여성의 생각, 걱정, 근심으로 가득한 단편소설이다. 주인공은 나이지리아 여성 은켐이다. 그녀는 좋은 사업가 남편을 만나 미국에서 두 자녀를 양육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남편은 사업상 나이지리아에 혼자 지내고 있다. 어느 날 그녀는 친구인 이제마마카와 안부를 주고받는 전화 통화를 하다가 은켐의 남편 오비오라가 나이지리아에서 젊은 애인을 만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은켐은 확신은 없었지만 계속 의심을 하며 그 이야기를 가정부 아마에치와 나눈다. 계속된 의심 끝에 나이지리아 집에 전화를 건다. 낯선 심부름꾼이 전화를 받더니 집사와 요리사 외에는 아무도 없다고 말한다. 은켐은 어쩔 수 없이 아마에치에게 푸념을 하며 술잔을 기울인다. 시간이 흘러 미국에 쉬러 온 그녀의 남편 오비오라. 그녀는 여러 번 망설이다가 그에게 자녀를 데리고 나이지리아에 가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모조품 같은 기분을 느끼는 주인공 은켐. 이 소설의 핵심 키워드 가면. 은켐과 가면은 닮았다. 그녀는 발언권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실질적으로는 전혀 발언권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것은 작은 의심에서 시작해서 확신을 갖게 된다. 실질적으로 우리 사회에는 많은 인물들이 본인이 모조품인지조차 모르게 살고 있다. 그런 인물들은 많은 방송, 영화, 소설 등 수많은 매체에서 찾아볼 수 있고 실제 살아가는 우리 세상 주변에서도 많이 보인다. 사실 힘 있는 누군가 또는 어떤 집단에 소속된 모조품 또는 전리품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편안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의 힘은 약해지기 마련이다. 이 소설은 자기도 모르게 점점 나약해진 존재 혹은 나약해지고 있는 존재가 마침내 어떤 의심을 계기로 스스로를 알아차리고 깨어나 움직이는 것을 짧은 서사를 이용해서 탁월하게 보여주고 있다.
2. 좋았던 부분
은켐은 400년 전에 베닌 사람들이 가면을 조각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오비오라는 그들이 왕실 의식 때 가면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들의 왕을 보호하고 악귀를 쫓기 위해 왕의 양옆에 가면을 놓았다는 것이다. 특별히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가면 보관인이 될 수 있었고 왕을 장사 지낼 때 갓 자른 사람 머리를 가져오는 책임 또한 이들이 지고 있었다. 은켐은 근육질의 당당한 젊은이들을 상상한다. 그들의 갈색 피부는 야자유를 발라서 윤기가 흐르고, 허리에는 우아한 로인클로스가 둘러져있다. 그녀는 이렇게 상상한다. 그 젊은이들이 사실은 왕의 무덤에 넣을 낯선 이들의 목을 베길 원치 않았다고, 그 가면을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사용하고 싶어했다고, 자신들에게도 발언권이 있길 바랐다고.
-. 본 소설을 상장하는 단락이다. 은켐의 상황을 모조품 가면에 빗대서 비유하고 있다. 은켐은 모조품처럼 낯선 땅에서 마치 그 땅에 원래 살고 있었던 것처럼 살고 있었지만 그녀는 사실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것을 나타내고 있다.
3. 두 번째로 좋았던 부분
아이를 낳으러 미국에 왔을 때 처음 얼마 동안 그녀는 자랑스러운 흥분감을 느꼈다. 결혼을 통해 자신이 갈망하던 부류, ‘아내를 미국에 원정 출산 보낸 부유한 나이지리아 남자들’이라는 부류에 속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뒤에 그들이 세 들어 살고 있던 집이 매물로 나왔다. 좋은 가격이야. 오비오라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우리가 그 집을 살 거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그가 “우리”라고 말했을 때 마치 그녀에게 정말 발언권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리고 자신이 또 다른 부류, ‘미국에 집이 있는 부유한 나이지리아 남자들’의 일원이 된 것도 기뻤다.
-. 주인공 은켐의 속물근성을 나타내고 있다. 사실상 어떤 힘도 권리도 없었던 은켐이, 마치 힘과 권리가 있었던 것처럼 느끼며 혼자 스스로의 자존감을 올리고 싶어 하는 것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