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의 미학, 그 단단한 온기
브로콜리 너마저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20대의 불안정한 청춘이었다. 그로부터 약 20년여 년이 흐른 지금, 리더 이자 보컬인 덕원이 쓴 첫 책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의 북토크를 읽으며 나는 또 한 번 그의 음악을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뭉클해졌다. 대충이라는 표현은 그에게 부정적인 것이었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그의 목소리로 북토크는 시작되었다. 초등학생 시절, 화장실 청소를 대충했다는 친구의 일기 때문에 억울하게 혼났던 기억. 그 작은 상처가 어떻게 한 사람의 창작 철학이 되었는지를 듣는 순간,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대충이라는 말이 품은 진정한 의미를. 그것은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해내는 것, 치밀하지 않더라도 끝까지 완성하는 것이라는 걸. 사는 동안 그것이 사실은 내게도 필요했다는 것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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