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 시, 최 여사가 이상한 기척에 잠을 깼다. 거실에 불을 켰다. 은총이가 담요 위에 누워 있었다. 눈을 감고 있었다. 숨을 쉬지 않았다. 최 여사는 은총이 앞에 쪼그려 앉아 코 앞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최 여사는 은총이의 몸을 만져보았다. 미지근했다. 아직 체온이 완전히 빠지지 않은, 생과 사의 경계에 있는 온도.
최 여사는 은총이를 수건으로 감쌌다. 어제 목욕시킨 후 말려주었던 그 수건이었다. 최 여사의 손이 능숙했다. 치매와 중풍을 앓던 시어머니를 십 년간 모시며 익힌 손놀림이었다. 사람을 뉘이고 감싸는 일과 개를 뉘이고 감싸는 일이 이렇게 비슷할 줄은 최 여사도 몰랐을 것이다. 생명을 떠나보내는 일에는 귀천이 없었다. 그저 따뜻하게 감싸주는 손만 있으면 되었다. 그리고 과일 상자를 가져와 은총이를 눕혔다. 수건으로 감싼 몸이 상자 안에 딱 맞았다. 은총이가 작아져서가 아니라, 원래 이 정도 크기였다. 살아있을 때는 더 커 보였다. 움직임이, 체온이, 숨소리가, 존재를 실제보다 크게 만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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