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베베 Feb 22. 2024

채용의 첫 번째 절차

진심을 전하는 법.

최근에 다른 회사의 이직을 알아보고 있다.

그동안 좋은 회사에 자리가 있으면 종종 이력서를 내곤 했지만,

간절하지 않아서였을까 이렇게 본격적으로 연락이 오거나 면접이 잡힌 적은 손에 꼽았다.


며칠 전 한 헤드헌터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가 일해왔던 인더스트리와 다른 회사이지만, 꽤 괜찮은 회사이고 평판도 좋은 회사이니 이력서를 전달해 달라고 하였다.

그동안 틈틈이 업데이트 한 이력서를 보내드렸으나 연락이 없었고,

꽤나 진지하게 이직을 생각하고 있었던 나는 먼저 전화를 해서 진행상황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 헤드헌터 전화 예절이 정말 꽝이었다.

내가 말하는 와중에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하지를 않나, 내 이력서가 아닌 다른 사람 이력서를 보며 이야기하지 않나. 검토해 보겠다는 그의 마지막 말에 약간의 불쾌감을 안고 전화를 끊었다.

며칠 후 그에게서 온 짤막한 메일. "경력이 부족하셔서 진행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원하는 경력이 다를 수 있겠지 싶었지만 역시나 거절은 마음이 쓰렸다.


그러던 어제, 내가 지원한 회사의 HR에서 직접 메일이 왔다.

채용 사이트에 오픈되어 있는 내 이력서가 마음에 들었고, 면접을 보고 싶다는 메일이었다.

이미 한번 거절당한 터라 되려 채용 담당자가 내 이력서를 기억 못 한 실수라고 생각하고,

"이전에 헤드헌터에게 이력서를 제출하였으나, 경력 부족으로 거절당했었다"라고 짤막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채용담당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혹시 어떤 헤드헌터사에 이력서를 제출하셨나요?"

"****라는 헤드헌터였습니다."

"그 헤드헌터 사는 저희가 이용하지 않는 헤드헌터인데, 무언가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이없게도 그 헤드헌터는 내가 지원한 회사와 전혀 연관이 없었던 회사였고,

그럼에도 내 이력을 보고는 거절을 했던 것이다.

참으로 꼬일 대로 꼬인 느낌이지만, 왜 그 헤드헌터는 이력서를 받았으며, 내 경력에 의뢰사의 의견도 아닌 본인의 판단으로 거절의 의사를 밝힌 걸까.

프로페셔널한 그의 직업의식에 의해 미리 나를 걸렀던 걸까. 알 수 없다.  


되도록 말을 전하는 사람의 말을 믿기보단 직접 대화하며 부딪혀야 나의 진심이 전해지고 알려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당사자의 의중이 100프로 담길 수 없다.

또다시 세상을 배웠다.


그래서 나는 이 회사에 입사하게 될 수 있을까?

일단 채용담당자와의 통화 기운이 좋았다.

이또한 내가 겪지 못했다면 알지 못했을 부분.


작가의 이전글 한잔의 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