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위한 선택
요즘 한국의 출산율 만큼 핫한 키워드가 있을까.
연일 곤두박질 치고 있는 출산율에 관한 뉴스 기사와 그에 대한 해법이 쏟아지고 있지만, 나에겐 그저 그림의 떡일뿐.
한국나이 7세의 외동 아들을 키우는 현실 워킹맘이 느끼는 둘째의 조건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일단 나는 딸2, 아들1의 K-장녀이다.
내 남동생을 그야말로 남아선호사상에 의해 태어났고, 딸 둘이 연달아 태어난 후 다행히도 타이밍 좋게 (?)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우리 엄마 아빠는 우리를 최선을 다해 키우셨지만, 나로선 해소되지 않은 갈증이 청소년기에 있었다.
조금만 더 서포트 받았더라면, 조금만 더 부모님의 관심이 있었더라면, 대학이든 선택의 폭이든 조금 더 나았을 거라는 약간은 비겁한 자기합리화라고나 할까.
이게 바로 나의 첫번째 외동 결심내린 첫번째 이유이다.
"전적인 서포트와 관심"
평범한 월급쟁이이지만, 나름 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많고, 또 아이가 승부욕이 있어 잘 해내고 싶어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미련 없이 최선을 다해 아이에게 필요한 적재적소의 서포트를 해주고 싶다.
영어유치원, 그리고 아이스하키, 그리고 하원후 아이를 돌봐주시는 할머니께 드리는 약간의 비용만 해도 벌써 300만원에 육박해서 둘째는 나에게 사치다.
둘째, 남편
다른 사람들이 보면 내가 싱글맘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남편의 육아 참여도가 낮다.
처음엔 화도 많이 났고,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고, 감정의 소진으로 에너지가 고갈되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때가 있어서 이제는 그냥 내가 해야하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며 집안일아며 육아며 쳐내고 있다.
임신했을 때, 그리고 신생아 육아 때 밑바닥의 모습을 보여줬던 남편을 다신 마주하고 싶지 않다.
주변에 어린이집 준비물도 챙겨주고, 아이의 육아를 도맡아 하는 자상한 남편을 가진 사람들을 볼때면 부럽기도하고, 이런 남편이 있다면 나도 둘째를 가질 수 있을까 가정해볼 때도 있지만, 뭐.. 내것도 아닌데 ㅎㅎ 라는 생각에 금세 접어버리고 만다.
셋째. 아이의 생각.
둘째를 가진 친구들을 보면 아이가 동생을 원해서 마음이 흔들려 둘째 계획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
다행인지, 우리 아이는 독차지 하는 사랑에 행복해하는 스타일이라 동생을 원하지 않는다.
동생이라면 그저 귀찮고 나의 장난감을 부서트리는 성가신 존재로 알고 있어서인지,
고생하는 엄마를 보며 일찍 철이 들어 하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물론 워라밸이라든지, 아이가 아플때 급하게 휴가를 써야한다든지의 정말 고충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해내고 말았다.
그리고 형제가 나중에 아이에게 많은 위로가 될 거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응원(?)해주는 사람도 많다.
그치만, 더이상의 육아는 날 더 주름지게 하고 외롭게 만들 것같다.
지극히 나를 위한 선택. 더이상 한국의 출산율이 높아질수 없는 결정적 키워드이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