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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캐스트 Aug 08. 2023

당근 vs 채찍, 당신의 성향은?

Part17. 남편을 움직이는 주문

지피지기백전백승 (知彼知己百戰百勝)
그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이김. 본말은 ‘知彼知己百戰不殆(지피지기백전불태)’.

이 글에 어울리는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평상시 남편에게 자주 쓰는 방법과 그 뜻은 제법 맞는 것 같다.



연애시절부터 느낀 거지만 남편은 나와  많이 다른 성향을 갖고 있다.  입맛대로(?) 그를 움직이려면 우선 그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했다.

남편은 누군가의 명령이나 지시가 본인의 생각과 다르면 어떤 상황이든 절대 이행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 (군대제외) 특히나 꼰대스러움을 극혐하 이유없는 지시나 명령엔 반항심이 먼저 드는 타입이다. 그냥 간단히 요약하면 '회사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



그런 그를 움직이려면? 해답은 당근이었다.

채찍보다 당근이 어울리는 남편은 같은 상황이더라도 내가 어떻게 말하냐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물을 보이곤 했다.


#1. 주말 설거지 당번인 남편이 안 움직일 때

A) 여보, 설거지 언제 할 거야? 냄새 나 빨리 해줘

-응~ 이것만 마저 다 보고 할게. (최소 30분 소요)

B) 우와 여보 벌써 설거지하려고 일어나는 거야? 안 그래도 되는데 역시 짱이다!! (즉시 실행)


#2. 변기 뚜껑이 올라가 있을 때

A) 여보, 변기 뚜껑 내가 올려두지 말라 그랬지. 내리라고 좀..! (다음에도 또 올라가있음)

B) 엇 여보 변기 청소하려고 올려놓은 거야? 대박 진짜 한다면 하는 사람이구나 여보는! (다음엔 당연히 내려져있을뿐더러 + 샤워할 때마다 변기 청소를 덤으로 얻음)


반대로 나를 움직이는 힘은 '채찍'이다. 화가 나거나 자존심이 상할 때 오히려 힘을 내는 타입. 그런 나를 잘 아는 남편은 가끔은 일부러 내 자존심을 긁으며 오기를 심어 주곤 한다.


#3. 주말에 같이 퍼즐을 맞추는 상황

-여보는 지구력이 없어서 이거 다 못할걸? 내가 할까?


#4. 온라인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

-여보는 쟤 무서워서 쏘지도 못하고 도망만 가네~ 쫄았지?



이런 말을 들으면 자극을 받아 끝까지 해내는 나도, 분명 내가 말한 A와 B의 의도는 똑같음에도 남편 행동의 결과가 천지 차이인 것도 신기하다. 서로를 움직이는 우리만의 주문이랄까.


상대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동기를 얻는지 유심히 관찰해 본다면 내 입맛대로 움직일 주문을 얻게 될 것이다. 


(오늘 글의 마무리는 추억의 노래, 동방신기가 부릅니다 주문.)

넌 나를 원해 넌 내게 빠져 I got you~
...
니 꿈 속의 난 널 지배하는 마법사
내 주문에 넌 다시 그려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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