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배우세요. 그것도 얇고 넓게
영어라는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나의 발목을 가장 심하게 잡았던 것은 단연코 영문법이었다. 소위 지랄 맞은 문법. 전치사, 시제, 대과거, 과거분사 등등등… 문법을 지칭하는 용어들로 인해서 중학교 때 영어가 너무나도 싫었다. 어쩜 그렇게 선생님들이 재미없게 영어를 알려주셨는지. 지금도 중학교 시절 창문을 보면서 하염없이 영어 시간이 끝나길 기다리던 나의 모습이 생생하다. 만약 내가 시험 영문법이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 있었다면, 지금처럼 외국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법은 제쳐 두고 열심히 듣고 말하는 연습만 하면 되는 것일까? 그것도 가능하다. 충분히 열심히 문법 공부 없이 단어를 공부하고 수많은 영어 콘텐츠를 접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오롯이 영어만 수년간 매달릴 시간이 없다. 그렇기에 방법이나 효율의 문제로 보았을 때 추천하지 않는다. 혹, 영어권 생활환경이라면 수많은 인풋(Input)이 가능함으로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결국 대한민국에서 영어를 써야만 하는 환경에 놓인 경우는 드물다. 기껏해야 짧은 기간 시험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이다. 이러한 짧고 얇은 인풋으로는 영어 문법의 규칙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시간이 필요하다.
결론은 영어문법 공부해야 한다
빌어먹을-, 그 문법 때문에 영어 하기가 싫었던 것인데 영어문법을 배워야 하다니. 고통스럽다. 학교에서 배우던 to 부정사와, 목적격 보어, 전치사, 사역동사 등을 떠올려보자. 솔직히 나는 구역질 난다. 이걸 언제 또 외우고 분석해야 할까? 영어권 친구들과 사귀고 말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한국어로 된 문법적 용어는 하등 쓸모없었다.
지금 당장 토익, 토플 등 시험에 필요한 영어가 필요하다면 시험공부를 해야 한다. 시험 점수가 필요하니, 시험을 위한 영어 스킬을 배우면 된다. 이 악물고 전략적으로 점수를 따야 한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오랫동안 영어로 생각하고 말하는 상태에 이르고 싶다면 문법은 얇고 넓게 배우면 된다. 특정 문법적 규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우치고 그 문법이 응용된 다양한 문장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문법적 지식을 채워 나가야 한다.
예를 들면.
Have는 ‘가지다’ ‘소유하다’로도 쓰이고, have+pp (과거분사)로 ‘ 무엇을 해왔다’로 쓰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실전에서 그 영문법이 적용된 문장을 들었을 때와 아무런 지식이 없었을 때 깨닫는 속도의 차이는 어마 무시하다. 더욱이 영어 콘텐츠를 꾸준히 접하면 have+pp로 이루어진 문장을 접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have+pp로 이루어진 문법적 문장에 자주 노출되며 have been, have seen, have ever had과 같은 다양한 응용된 문장형태를 실전을 통해 익혀 나간다.
“어려운 문법적 용어 때문에 영어에 꾸준히 노출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
영어문법 때문에 영어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기에 넓고 얇게 배워야 한다. 그러한 문법적 활용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면 된다. 그리고 재미있는 실전을 통해서 빈칸을 채워 나가는 것이다.
처음 문법을 깨우칠 때 나는 아래 교재로 시작했다. “Grammar in use” “한일의 기초 영문법”. 요즘 들어 다양한 교재들 및 유튜브 강의가 존재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아주 기초적인 문법들을 어느정도 마스터했다면 이제 실전 원서 읽기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