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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기영어 Aug 02. 2022

웃는 모습이 아름다우신데 번호를 알 수 있을까요?

도서 "클루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지인과 함께 파전을 먹으러 갔다. 잘 익은 파전을 한입하고, 막걸리를 홀짝홀짝 마셨다. 그리고 이내 시선이 거너 편의 한 웃음이 많은 여성에게 쏠렸다. 처음에는 그냥 내 스타일이다 하고 생각하고 불현듯 생각했다.


전화번호를 물어볼까?



그 찰나의 순간 나의 뇌는 오만가지 부정적 생각이 떠올랐다.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졌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거절당했을 때의 모습이 자동적으로 떠올랐다. "내가 관심 있다고 접근하고 싫어하겠지? 그래도 전화번호를 물어볼까? 그냥 아쉽지만 나갈까?"


그렇게 공포가 극에 달한 순간 이것이 클루지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청이 추천한 책 클루지를 읽고 단 하나 나에게 남은 것이 하나 있다면.


우리가 가진 근원적 공포들 이제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란 것이다.



"이건 클루지다 클루지, 여성에게 거절 당해도 그 여성과 다시는 볼 일이 없으며 그 어느 누구도 나를 비난하지 않는다" 일행들을 따라 밖에나갔다가 뜸금없이 번호를 물어보고 싶은 여성이 있다고 말한 뒤 이내 다시 가게 문을 열고 그 여성에게 다가갔다.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린다.



웃는 모습이 아름다우신데 혹시 번호를 알 수 있을까요?




상대방 눈을 바라보면서 또렷하게 말했다. 이내 여성분은 웃었다. 그리고 옆에 친구분도 웃으셨다.실패를 하고 돌아오는 순간 지인들도 같이 웃고 있었다. 그러나 비웃음이 아니라 유쾌한 웃음이었다. 나 또한 민망함보다는 훗날 정말 마음에 드는 여성이 나타나면 우물쭈물하지 않고 놓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우리가 가진 두려움, 불완전함이 자연의 선택이자 진화의 산물이다. 그리고 인간으로서 겪는 공포와 걱정들은 오래전 나의 조상들이 생존을 하기 위해 사용하던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다양한 걱정 공포 등은 선조들의 목숨을 지켜주던 기재였던 것이다.


가령 오래전 우리의 조상들이 수풀에서 움직임을 발견했다는 것은 사자나 위험한 동물이 나올 수 있다는 신호였다. 자연스럽게 시각은 움직이는 사물에 빠르게 대응한다.



이러한 생각이 확장되면 부족사회에 살던 한남성이 이성에게 호감을 표시했지만 거절당한다는 것은 부족 사회에서 크나큰 이슈였을 것이다. 부족 내에서 한 여성에게 거절당했다는 것이 소문이 났을 것이고 다른 이성들 또한 거절당한 남성과의 교제는 꺼려 했을 것이다.

(오피셜이 아닌 뇌피셜 클루지다.)



어떠한 의견을 내고 주장하는 것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부족사회에서 독단적인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부족에서 거절당한 다는 것은 어쩌면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우리는 타인을 의견을 신경 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족사회에서 개인주의 사회가 되고 수십억명이 연결된



현대사회에서는 이러한 공포는 쓸때 없는 걱정이다. 그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아주 사소한 일이다.

이 글을 누군가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이것도 클루지 일 것이다.



두려움이 들 때, 공포가 나를 사로잡을 때. 이것이 클루지 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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