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린치핀 리뷰
과거 대학교를 그만두고 아일랜드로 향하겠다고 무작정 학교에 휴학하고 자취를 하는 친구에게 빌붙어서 알바를 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총 2번의 알바를 구했는데 그중 하나가 단기 공장 알바였다. 공장에 들어서자 기계 소리가 끝없이 울렸다.
나의 엄무는 단순하게 부품을 엄지로 쌔게 눌러서 끼우면 되었다. 공장 교육은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이른 새벽의 이른 아침 공기가 저녁으로 바뀔 때까지 영락없이 부품을 끼워야 했다. 그리고 그 칙칙한 기름때가 묻어 있는 공간에서 수십 년간 작업을 해온 노동자들이 보였다. 기계의 움직임과 함께 모든 노동자가 일제히 리듬에 맞추어 움직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난' 모던 타임스의 채플린과 마찬가지였다.
몇 시간이 지나자마자 문제가 생겼다. 엄지가 떨어져 나갈 것처럼 아파졌다. 생각해 보니 내 엄지는 뒤로 꺾이는 구조였고 엄지로 세게 밀어야 하는 작업을 하면 할수록 고통이 심해졌다.
출처 dogdrip
"엄지가 너무 아파서, 정말 못 하겠어요.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요? "
고참으로 보이는 사람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째려보고는 날 영락없이 꾀병이나 부리는 놈으로 취급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컨베이어 벨트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건을 옮기는 일로 배정받았다. 거기서 10년 가까이 일하신 분과 말을 섞을 기회가 있었다.
이내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2년을 버티면 정직원이 된다는 말을 믿은 직원은 계약직이고 누군가의 백으로 들어온 5-6개월 신참이 정직원이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어쩌면 대한민국 사회에 너무나 뻔한 내용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일이 끝나고.
난 곧바로 잘렸다.
내가 직접 겪은 일화가 책 린치핀의 핵심이다. 그 당시 난 너무나 쉽게 대체될 수 있는 부품이었다. 아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품에 지나지 않는다. 공장처럼 단순한 업무는 아니지만 시간만 들인다면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 효율적으로 대체될 수 있도록 교육한 것은 현 사회의 풍조와 교육시스템이었다.
위의 맥락들은 공장에서 단기간 교육받은 것들과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사회적 통념들은 효율적으로 사회의
부품을 생산하기 우한 주물 틀과 같았다. 하지만, 린치핀은 다르다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존재'를 뜻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우리들이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술가의 작품은 대량생산으로 대체될 수 없는 '진품'이라는 아우라가 존재한다. 수량화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예술가"이자 린치핀이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손쉽게 대체되던 우리의 비참한 굴레에서 벗어
나기 위해서는 끝없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 나 자신이 대체 될 수 없는 '핵심'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다만, 책을 읽다가 의문이 드는 점은 과연 린치핀이 무엇인지 예술가가 무엇인지 너무나 산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처음의 문제를 제기할 때 혁명가의 연설처럼 마음을 울리는 것들이 있었으나 책 내용의 후반으로 갈수록 마치 좋은 것은 다 때려 넣은 흔한 자기 계발서적 내용이 가득하다. 좋은 글귀들 큼지막하게 때려 넣고 사례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딱 책의 내용 중반까지만 추천하다.
'응작가'는 예술, 사업, 작가 등 자신의 한계를 넘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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