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고 아끼는 이유가 뭘까?
혼자서 1주일에 3-4일은 1시간 정도 운동을 해왔다. 맨몸 운동 위주로 해왔다. 그러다가 문뜩 책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먼저 앞서간 사람으로부터의 조언과 더불어 자신의 환경을 변화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는 책이든 운동이든 거침없이 투자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돈을 아끼겠다고 막무가내로 혼자 운동을 해왔는데, 과연 잘 해온 것일까? 싶었다.
"돈을 내고 헬스장에 등록해 볼까?"
근처 헬스장을 검색하고 꼼꼼하게 리뷰를 확인했다. 특히 내가 중요하게 본 것은 가격이었다. 연초에 헬스장 몇 달을 등록해놓고 나가지도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몸소 체험해 봤기 때문이다. 그렇게 헬스장 입구에 들어와서, 쓸모없는 영업에 당하지 말자라고 굳게 의지를 다지고 입구에 들어왔다.
운동기구들이 즐비해 있었고 운동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막 처음 온 티를 내자 헬스 관장님께서 친절하게 헬스장등록 절차 및 가격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예상치 못한 것은 이 헬스장은 짧게 짧게 무제한 PT를 받을 수 있는 옵션이 있었다.
"할인 행사를 하고 있고, 58만 원 6개월을 선택하시면 무제한 PT를 받을 수 있고요, 그냥 기구만 이용하시면 40만 원입니다"
선택 A: 18만 원 추가로 매일 짧은 PT를 받을 수 있다, 운동 교정 받을 수 있는 기회
선택 B : 유튜브 보면서 혼자 독학. 18만 원을 아낄 수 있다.
선택 장애 중증인 나는 가격표를 보고 몇 번이나 고민했다. "PT를 받을 생각으로 오진 않는데. 6개월 18만 원에 짧게 PT를 받을 수 있다니..." 가격표 보고, 관장님 얼굴 보고. 초침을 계속 흘러갔다. 관장님도 내 선택 장애에 목이 타셨는지 음료수를 마시고는 웃으시면서
"딱 5분 더 선택의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40만 원에 기구만 이용하셔도 좋아요 고객님"
선택의 순간, 비용과 함께 시간을 아껴라는 책들의 인용문을 떠올리면서 58만 원 6개월을 등록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PT를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고민이 쓸모없는 고민이었음을 단번에 깨달았다. 운동을 시작하자마자 들은 소리가
"고객님 운동 제대로 안 해보셨죠?"였다.
멋쩍게 웃으면서 변명하듯이 이야기했다 "맨몸 운동을 좀... 오랫동안 해오기는 했는데 ㅎㅎㅎ..." 하루 피티를 반고 나서 안 쓰이던 근육이 쓰이기 시작하니, 단번에 온몸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맨몸 운동을 하면서 어느 정도 체력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한 착각이었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나자 슬슬 운동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쓸모없는 지출을 아끼는 것이 맞으나, 그 돈의 활용 방법이 나의 목표를 빠르게 이루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소비하는 게 맞았다. 난 지금까지 무작정 돈을 아껴야 한다는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바라는 '부' '목표'를 단축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지출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