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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기영어 Nov 04. 2019

독일 사람들, 너네는 뭐하니 그리고 뭐했니?

한국과 독일 청소년들의 여가생활. 

독일에 와서 종종 독일 사람들에게 유년시절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물어보았다. 오늘도 지인의 파티에서 만난 청년에게 같은 질문을 하였다. 역시 청소년 시기에 밖에 나가 친구들과 모여서 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취미로 PC게임이나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이 주류가 아니라 밖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어쩌면 밖에서 활동한다는 것이 참으로 건설적이고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놀랍게도 2019년 독일 인터넷 속도는 한국보다 현저히 느리다 (평균 10mpbs이며). 10년 전 독일의 인터넷 환경은 워낙에 열악했다고 말하니 어쩌면 다른 선택 사항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여담이지만 게임을 하지 않고 야외활동이 무조건 옳다고 옹호하고 싶지 않다. ) 


그렇게 이번에는 내 차례가 되어 한국에서의 청소년들은 무엇을 하는지 물어보니 자연스럽게 노래방과 PC방을 설명해 주었다. 온라인 게임을 한 공간 안에서 쾌적한 시설과 더불어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묘한 뿌듯한 기분마저도 든다. 대한민국 안에서라면 실내에서 친구들과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노래방을 마지막으로 설명하는데. 노래방 문화만큼은 확실히 대한민국이 앞서 있음을 강조했다. 독일에서는 노래방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바에서 관객들 앞에서 불러야 하다 보니 몇몇 사람들은 노래방을 일체 가려 하지 않는 것을 물론이고 최신 가요를 부를 수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문화적 장점을 설명하는 와중에 청소년 시기에 여가문화라는 것은 해당 국가적 문화, 시대, 기술적 차이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독일의 사람들의 독특한 문화는 개인 집에서 파티를 여는 것이 꽤 보편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누군가와 의견을 교류하는 것이 일상다반사이다. 하지만 그러한 문화가 정착 잡는데 한몫한 것도 주말에 늦은 시각까지 여는 주점이 없을뿐더러 일요일에는 웬만한 가게들은 문을 닫으니 별다른 선택 사항이 없다. 또한, 주거공간이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넓다는 것과 대학기숙사 공간 또한 분리된 개인 방을 쓰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기숙사 내에서도 주체적으로 파티를 열 거나 공간에 맞게 꾸미는 것도 허용되는 편이니 학생들이 모일 공간은 여유로운 편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역시 공간과 환경이 젊은 시절의 여가를 결정짓는다. 한국은 빠른 인터넷 속도와 다양한 오락시설이 존재하지만, 개인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은 너무나 협소하다. 독일은 반대로 학생이 독립적으로 누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 편이지만 한국과 같이 실내 오락시설을 누릴 수 있는 곳은 없다시피 하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청소년들이 독립된 공간 속에서 여가를 즐기는 독일인이 없지 않아 부럽다. 결국에는 공간이 문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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