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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기영어 Nov 02. 2019

사람 고쳐쓰기.

1. 카톡 일과 보고서

지금 교환학생으로 먼 타국에 지내며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장소가 변한다고 해서 사람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전에 쭉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나를 괴롭히고 있고, 오기 전 그렇게도 다짐했던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는 의지와 다짐은 쉽사리 무너져 내렸다.      



역시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아니, 오히려 욕망과 욕심이 컸던 것을 아닌가 자문해본다. 그래서 특별 조치로서 시간을 관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매일 저녁 지인에게 일과를 써서 보고 하고 있다. 매일 늦은 저녁마다 나 자신이 평가자가 되어 하루를 되새겨보고 점수를 매긴다. 아쉽게도 지금까지 90점 이상을 넘겨 본 적이 없다. 매일 하루를 되새겨 보면서 나의 문제는 너무나 명확하게 보인다. 잠깐이지만 점점 더 나아지는 나의 모습을 보고 뿌듯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지인에게 매일 하루일과를 보낸다. 

하지만 만사가 쉽게 풀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성장하는 기분은 오래가지 못한다. 어느 순간 외로움, 우울감, 자신에 대한 의심으로 가득 차기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무런 생각 없이 내 의식을 고이 묻어두고 인터넷을 떠돌기 시작한다. 실망스러운 나의 모습을 잊고자 부단히도 클릭한다. 그리고 어느새 뉘엿뉘엿해서 잠자리에 들기 전 나의 양심과 의식이 나를 매몰차게 신문한다. 왜 생각대로 행동하지 않았는지, 왜 자신의 가능성과 시간을 허비했는지 내게 반성과 후회가 짖게 배인다. 그래도 그 후회를 감내해야 한다 생각한다. 더 나은 삶을 살고자 목표로 삼았는데 그것이 쉽게 이루어지리라 생각지 않는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만족스러운 하루가 많아질수록 그 하루가 모여 나의 일생이 변한다. 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나를 고쳐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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