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생각.
이 제목에 한치에 고민 없이 클릭했다면, 분명 당신은 가난한 축에 속해 있을 확률이 높다. 상대적 가난이든, 절대적 가난이든 스스로 가난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가난, 빈곤"이라는 단어에서 더욱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뇌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이들은 이 단어에 그 누구보다 삶에 밀접해 있기에 '가난' '빈곤'이라는 단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야 만다. 마치 수많은 소음들 속에서 내 이름은 또렷이 들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곧 가난한 이들이 갖는 전형적 '심상'이다.
"심상(心象, imagery)은 상상력에 의하여 마음에 떠오르는 영상이나 정경, 어느 것들에 대해 품는 전반적인 느낌 또는 마음속에 그리는 것이다." -네이버 사전
가난한 이들이 하는 말들은 그들의 '심상'이다. 사람이 말을 뱉어 내면서 소리가 울리고, 소리가 울리며 타인에게 전달이 된다. 그와 동시에 그 언어가 분해되고 뇌로 흘러 들어가 강력한 '심상'이자 생각의 뿌리가 된다.
예를 들면 '빨간 사과'를 읽게 되면 거부할 수없이 '빨간 사과'의 이미지가 떠올리게 된다. 다만, 더 나아가 사과를 키우는 농부라면, 사과를 통해서 수많은 심상을 떠올리게 된다. 사과 맛, 당도, 판매시기까지 일반인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깊은 심상을 떠올린다. 당연하게도 가난한 이들이라면, 가난과 빈곤에 관한 깊은 심상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가난'이란 심상을 말로 뱉으면서 더욱더 그 생각을 단단하게 만든다. '나는 가난해, 아무것도 없어' 그 말 한마디가 첫 단 추가되어서 더 나아가 가난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재미난 실험 하나가 있다.
심리학과 존 바그 교수는 이 '언어'의 심상에 대한 실험 하나를 진행한다. 피실험자에게 단어 카드를 주여주고 하나의 문장을 만들도록 시켰다. 피실험자 절반은 '노인'과 관련된 단어, 나머지 절반은 '젊음'과 관련된 단어였다. 놀랍게도 '노인'과 '젊음'이라는 단어로 인해서 그들의 행동이 즉각적으로 바뀌었다. '노인' 피실험자들이 '젊음'피실험 자들보다 돌아가는 걸음 속도가 훨씬 느려진 것이다. 그 외에도 이 언어의 힘인 '심상'으로 행동과 생각 패턴이 변화된 심리학 사례를 무수하다.
결국 어떤 말을 뱉느냐가 곧 '행동'을 만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가난한 이들은 가난과 관련된 수많은 언행을 일삼는다. '나 돈 없어', '내 주머니에 땡전 한 푼도 없어', '난 뭘 해도 안돼', '그냥 이대로 살래', '이대로 그냥 살다 죽지 뭐', '난 가난해서 그런 거 몰라' 등등 결국 이러한 말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딱딱하게 굳어진 그 사람의 '인격'이 된다.
그래서 말을 조심해야 한다. 생각을 조심해야 한다. 누가 나에게 '가난'이라는 마인드 셋을 심어주는지, 어떤 상황에서 내가 원치 않는 '빈곤'으로 향하는 말을 하게 하는지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피치 못한 사정과 다양한 이유로 인해서 빈곤에 빠진 이들을 비하하기 위해서 쓴 글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머금고 어떤 '심상'을 가지냐에 따라서 '행동'이 변화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난 가난과 연관된 심상 자체를 떠올리는 말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하더라도 빈곤은 나에게 잠시 머물다 갈 뿐임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