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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기영어 Jan 06. 2020

괜한 걱정, 괜한 시간낭비

피할 수 없는 혹시나, 혹여나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향하기 위해.

저가 항공을 예약하고 티켓을 프린트하는 와중에 가방 크기가 일정한 크기보다 클 시 25 euro를 추가로 물어야 한다는 경고문이 대문짝만 하게 나왔다. 그저 배짱으로 벌금을 내면 되지 했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모른다. 그냥 충분히 낼 수 있는 돈인데. 뭘 그리 걱정을 해서 가방 무게와 크기를 재보고 가는 내내 불안을 떨었는지.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물건들과 필수적인 옷가지들이 있기에 얼마든지 추가로 낼 의향이 있음에도 손실을 회피하려는 경향 때문에 맘고생 시간 낭비를 했다. 혹여나 민망하게 무게가 넘어 대기 열에서 짐을 버려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생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대부분 이러한 불안은 그저 쓸데없는 불안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왜 그 작은 손해를 보기 싫어 끙끙 하루를 않는 건지 도대체 스스로를 이해할 수가 없다. 하지만, 굳이 뇌피셜로 예상해 보자면 혹여나, 혹시나 하는 그 감정. 즉, 미래에 대한 악재를 막고자 하는, 시련을 대비하고자 하는 인간의 내재된 감각일 것이라 생각된다. 필시 주기적인 자연재해나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악재를 현명하게 막아온 인류가 생존에 더욱더 유리했을 것이다. 지금 또한 미래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재라는 가치를 희생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매우 필수적인 능력이다*. 하지만, 종종 미래에 대한 손실 즉 아주 작은 손실을 회피하고자 지금의 내 시간과 정신을 버리는 경우가 있다.

(*시간=돈, 은퇴 후의 미래를 생각해 저축을 하는 행위 등)


그 아주 좋은 예가 오늘 내가 그리도 걱정한 가방 무게가 10 kg 넘을까? 지름이 40x30x20이 넘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그저 25 euro 추가로 더 낼 각오를 하고 카드나 현금을 준비하고 마음 편히 여행 준비를 했다면 더욱더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 분명했을 텐데. 

그냥 무작정 손실을 회피하는 짠돌이가 될 것인가 나의 가치에 따라 현재 시간을 위해 돈을 현명하게 지출할 것인가. 그 훈련이 아직도 부족 함을 느낀다. 그것이 정말 잘 된다면 현재의 행복과 미래에 대한 준비를 균형 있게 맞출 수 있을 텐데.   

오스트리아 역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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