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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기영어 Jan 21. 2020

한국은 이렇다 저렇다.

저런들 어떠하리 이런들 어떠하리. 


내 주변 사람들에게 있어서 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이 된다. 요즘 한국 드라마와 K-pop의 힘이 대단하다 보니 주변에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친구들도 있다.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설리의 부고 소식을 터키 친구로부터 들었을 때 한국의 이슈가 곧 세계의 이슈로 퍼져 나간다는 것을 실감했다. 또한, 한국 유튜버들의 위상이 점점 커지다 보니 그들의 단편적인 삶을 보고 한국은 왜 그러한 문화를 가졌는지 심심치 않게 내게 질문한다.      


대표적으로는 이야기하는 주제가 있다면 한국 사람들의 미적 기준 그리고 사회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게 된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20대들은 대부분 여성이 차지하며 그들의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미용 쪽에 쏠린다. 또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존댓말에 대한 설명과 함께 윗사람에 대한 공경심, 어떠한 상황에 이러한 말을 쓸 수 있는지 정확한 사회적 맥락을 같이 설명해야 한다. 즉 한국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은 이 암묵적인 한국 사회의 룰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친구들이 질문은 부정적인 이야기로 흐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미모에 대한 기준이 심한가, 다들 하얀 피부를 가지고 싶어 하는가, 성형수술이 그렇게나 일반적인가 등등. 사회에 깊게 뿌리 잡은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욕구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나 나름대로 해석을 하고 설명을 하느라 고생을 한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얼마 전에도 지하철에서 쉽게 성형수술을 권유하는 광고를 볼 수 있었고 실제로 외모로 인해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으니 외모에 대한 높은 기준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잘생김과 못생김으로 이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결국, 나의 짧은 소견으로 그들에게 한국 문화를 설명할 때. 항상, 단체주의(collectivism)를 설명한다. 그룹 안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와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예민하다 보니 남들이 하면 나도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한국인은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것이고 그래서 이러한 문화가 생긴 것 같다 설명한다. 좋은 예시로는 오래전 노스페이스가 고등학교 학생들 사이로 유행을 했던 시기의 사진을 보여준다. 또래 아이들, 어른 할 것 없이 자신의 존재를 주변의 환경, 지위, 학교, 가족 등으로 정의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사회 내에 이러한 유행이 빠르게 퍼져 나가고 이 유행에 대해 동참해야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며 동질감을 느낀다. 

    

이렇게 장황하게 한국의 사회적 현상에 대해 설명하다 보면 진이 빠지는 것을 느낀다. 한편으로는 오로지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 타인에 대한 민감함이 한국의 K-pop과 패션에 큰 영향을 주었고 사람들이 새롭게 유행하는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것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외국에서는 찾기 힘든 동전 노래방, 각종 테마 카페, 콘텐츠 등이 결국 민감한 유행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그에 따라 부작용은 설명할 필요조차 없지만, 자국민으로서 한국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나의 나라를 소개할 기회가 많다는 것은 나를 기쁘게 한다. 세계 사람들이 나의 모국의 모습을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국가의 힘이니. 

2019, 화분들 고양이, 실타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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