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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기영어 Jan 27. 2020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무엇이다.

오늘 하루는 기분이 썩 좋지 못하다. 과식해서 낮잠을 너무 오랜 시간 자버렸고, 하고 했던 것에 반도 채 하지 못했다. 근래에 사람들의 좋아 요에 중독되었는지 인스타는 평소보다 많이 접속했고 과식으로 인해 집중하지 못해 스마트폰을 생각보다 오랫동안 붙들고 있었다. 덧붙여서 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남아있다.

결국, 오늘 하루는 내가 먹는 것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생긴 불상사였다. 아니면 수면 습관을 제대로 고치지 않아 생각 외로 늦게 일어나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결국, 모든 불만과 나의 이 짜증스러운 나의 불만족 상태는 내가 생각하고 하는 행동 모든 것들로부터 조금씩 조금씩 영향을 받아 오늘 하루가 완성되었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시간을 허투루 쓰는 나 자신을 보았을 때이다. 아마 내가 이생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 급한 마음이 날 채찍질하게 한다. 근데 정작 그렇게 두렵다고 막상 밝혔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내가 뭘 하나씩 하나씩 해왔는지 되물어 본다면 변명을 할 수 있지만 정말 제대로 했는지 물어보면 대답할 자신이 없다.

예전에 부처에 관한 책을 읽었던 것이 기억난다. 부처가 되기 전 싯다르타는 총 동서남북 4개의 문에서 인간에 마주해야 할 큰 시련들을 두 눈으로 보았는데. 이를 사문 유관이라 한다. 동문에서 노인을, 남문에서는 병자를, 서문에서는 죽은 자를, 북문 밖에서는 승려를 만났고 이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시련을 해결하고자 출가를 떠난다.

다 각자의 문제들이 있다. 욕심, 사랑, 애정, 권력, 재력에 이르기까지 살면서 뭐하나 이 구역질 나는 문제를 피할 수 없다. 근데 생각해보면 이 문제들이란 것은 멀리 있지 않고 내가 하는 사소한 것 모든 것들과 연결되어 있다.

오늘은 식욕 때문에 위장이 좋지 못해 하루를 망쳤고, 어느 날은 분명 주체할 수 없는 외로움에 나의 하루를 망칠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면 밝고 행복하고 꿈같은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문제와 문제들이 얽히고설켜 나를 기다리는 것이 훤히 보인다. 아쉬운 것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진짜 문제이다. 피할 수가 없다. 내가 강해지지 않으면, 내가 못난 나의 모습으로 남아 누군가가 이 문제들을 대신 풀어주길 기다리면 얼마나 스스로가 비참해질지 안 봐도 눈에 선하다.

오늘 나의 문제들을 곱씹어 본다. 예상컨대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면 미래에 큰 악재로 다가올 것이고, 지금 내가 해야 할 영문과 과제들을 애써 무시한다면 난 성장하지 못한 채 영문 논문들을 써 내려가는 것을 평생 두려워하며 살 것이다.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싯다르타가 성벽 문을 나가듯이 자진해서 이 문제 속으로 뛰어드는 수밖에 없다.

여우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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