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는 틀렸다.

아이의 행동은 우리에게 달렸다. 

유명한 실험이 있다. 아이에게 마시멜로 하나를 준다. 그리고 미래에 더 큰 보상을 약속하고 (마시멜로 2개)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아이가 훗날 성장해서 더 큰 성공을 이룬다는 대표적 심리학 실험이다. 아마 EBS 다큐스페셜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보았을 영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이론은 틀린 것으로 판명 났다. 아니 오히려 더 정확하게 어떤 아이가 참을성 없이 마시멜로를 먹는지가 중요 논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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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불안하면 인간은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다. 인간은 미래를 상상하고 내다보며 이를 토대로 행동할 줄 안다. 아무것도 모를 것처럼 순수해 보이는 아이들은 생각 외로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계획을 세운다. 부모가 제아무리 이 하나의 마시멜로를 기다리면 원하는 마시멜로를 몇 배를 준다 해도. 그 부모가 불안한 재정적 상황 혹은 과거의 언행을 통해 약속을 깨웠다면 아이는 망설임 없이 마시멜로를 먹을 것이다. 그 아이들에게 미래는 불안정하고 예측할 수 없기에 지금의 만족을 누리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결국, 아이의 장기적 성공의 비결은 자기 절제뿐만이 아니라 경제적 상황, 영유아 때의 가정환경, 부모가 아이의 말에 어떻게 소통하는지 등이 문제였다. 또한, 엄마가 대학에 진학했는지 안 했는지에 따라 아이의 훗날의 성적에 큰 영향은 없었다. 어린 시절 마시멜로 먹는 것을 참았다고 해서 아이가 성공하리라 예측하는 것은 큰 무리인 것이다.      

분명 자기 절제를 통해 행동을 통제함으로써 훗날의 보상을 받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현명한 판단이다. 하지만, 아이가 불안한 사회, 현재의 노력이 보상받지 못할 것이라는 자기 암시에 걸려있다면 그 아이는 실험 결과의 여부와 상관없이 하루하루 즉흥적인 삶을 살아갈 것이다.      

비단 아이뿐만이 아니다. 부패한 나라, 불안한 경제, 예측할 수 없는 미래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우리를 현재에 즉각적 만족을 추구하도록 유도한다. 마시멜로가 문제가 아니라 그 마시멜로를 줄 것이라 약속하는 부모 더 나아가 사회가 우리의 행동을 좌지우지한다.     

바다사자 2018

참고:

* https://www.theatlantic.com/family/archive/2018/06/marshmallow-test/561779

* Revisiting the Marshmallow Test: A Conceptual Replication Investigating Links Between Early Delay of Gratification and Later Outcomes Tyler W. Watts, Greg J. Duncan, Haonan Quan.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