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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기영어 Feb 08. 2020

단군신화, 서양과 동양.

웅녀 대단했어. 

  

오늘 수업에 알게 된 정말 똑똑하고 현명한 친구를 만났다.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교환학생을 와 11년이라는 시간을 독일에서 보냈으며 2명의 자녀와 남편을 둔 어엿한 여성 친구이다. 오늘은 과제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었으나 금방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을 나에게 추천해주었다.      

그녀가 읽고 있는 Pear S. Buck의 소설 'The new year'란 소설의 대략적인 내용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국 군인이 한국 여성과 관계를 맺었고 미국에 돌아와 한국에서의 일들은 까맣게 잊은 채 살아간다. 어떠한 계기로 인하여 자기 아들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펼쳐나간다. 그렇게 그 친구의 소설 이야기를 하다가 동양과 서양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넘어갔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4천 이상이 되었다는 것과 어떻게 동양과 서양이 이렇게나 다른 문화를 형성해 나갔는지에 서술한 소설의 일부분을 그녀는 너무나 인상 깊게 보았다 했다. 그리고 난 이에 대한 해답으로 민족의 뿌리가 되는 신화로 답했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우리는 한 민족, 우리의 뿌리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교육받는다. 단군신화를 비롯해 크게 고조선, 삼국시대,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뿌리는 초, 중, 고등학교 교육에서는 입이 닳도록 배워왔다. 단군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에게 설명해 나가는데 그 친구의 반응이 예상과 다르게 폭발적이었다. 특히나, 학자들은 단군신화를 부족 사회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한다는 부분에서 그녀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심지어 어디서  단군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지 책까지 물어보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신화란 무엇일까? 신화에 대해 고민을 하면 할수록. 신화를 만들어내 우리의 조상들은 정확하게 인간의 본질을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은 바보가 아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명백하게 알고 있었다. 주어진 한계를 가진 인간으로서, 그리고 그 한계를 이겨내고자 한 인간으로서 그 중요한 메시지가 신화로 이어져 내려왔다.      


곰과 호랑이가 쑥과 마늘을 100일 동안 먹은 것에는 새로운 존재가 되기 위해서 겪어야 하는 고난을 상징한다.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동굴 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혼돈과 같은 곳에서 마늘과 쑥만으로 긴 시간을 버틴다. 참고 인내하고 인내하여 곰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웅녀라는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고타마 싯다르타가 고난을 넘어 부처로 다시 태어나듯, 예수 그리스도가 죽음을 뛰어넘어 3일 뒤에 다시 태어나듯, 불사조가 자신을 불태워 새로운 생을 얻듯. 우리의 단군신화 속에서도 인간의 필수 불가결한 시련을 상징한다. 웅녀와 같이 우리는 시련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리고 인내해야 한다. 깊은 동굴 어둠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꽃, 소녀, 2020, 김응신. 

참고사이트

http://contents.history.go.kr/front/ht/view.do?levelId=ht_001_0020_0020 (우리역사넷) 

https://ko.wikipedia.org/wiki/%EA%B3%A0%EC%A1%B0%EC%84%A0%EC%9D%98_%EA%B1%B4%EA%B5%AD_%EC%8B%A0%ED%99%94 (고조선 건국신화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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