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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기영어 Feb 07. 2020

사람은 고쳐 써야 해. 의미가 있으니까.

고치는 건 어렵지만.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 한다는 정설이 오랫동안 내려져 왔다. 난 그 말에 반대한다. 난 사람을 무조건 고쳐 써야 한다고 믿는다. 아니 우리 모두가 우리를 고쳐 써야 한다. 그 명확한 증거는 나를 예로 들 수 있다.      

과거 아니 지금도 나 자신의 약점이자 고장 난 부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내가 해야 할 일 들을 미루고 우울한 마음을 지우고자 억지로 핸드폰을 붙들고, 자신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을 해왔다. 그 방황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지만 분명 스스로가 나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것은 나를 고쳐 쓰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부족하고 때로는 어이없고 아이러니한 실수에 코웃음 쳐지지만 이 시도가 의미 있기 때문이다.   

  

중2병이 한창 물이 오르던 시기에 너무나 거대한 질문을 하고는 했다. "내 삶의 무슨 의미가 있을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너무나 거대한 질문만을 해왔지 그것이 정답을 통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또한, 그 기묘한 질문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존 홉킨스 대학의 7,94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설문 조사를 한 결과 16%가 많은 돈을 버는 것이라 답했으며, 78% 학생들 첫 번째 목표가 "나의 삶의 목적을 찾는 것"이었다.(1) 모든 이들이 자의적으로 목적을 갖고 태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의미와 목표를 원하고 이를 성취하고자 열망한다. 그렇기에 그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을 부여잡고 고민한다.      


지금도 솔직히 잘 알지 못하지만 약간의 실마리는 알 것 같다. 행동이다. 질문은 추상적이지만 행동은 확고하고 직접적이다. 아우 슈비츠 생존자이자 신경과 전문의인 빅터 프랭클린의 저서에는 'Man's search for meaning'에서 정확하게 그 의미에 답을 하는 법에 대해서 서술한다. 그가 해답을 내리는 문단에 소름 돋았다. 

"우리는 우리의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보다 우리 자신은 그 질문을 받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한마디로 개개인은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는다. 그리고 인간은 오직 자신의 삶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다. 즉, 삶을 위해서 우리는 책임 짊으로서 그에 대한 해답을 내릴 수 있다."(2)   

   

 결국, 어떻게든 나의 나약한 마음가짐을 고쳐 쓰고자 애를 쓴 지 꽤 시간이 흘렀다. 하루에 매일 한 장씩 그림을 그린 지 66일이 되었고. 짧은 에세이를 쓴지는 37일이 된다. 수업 중 혹은 문뜩문뜩 발전한 나의 그림을 유심히 바라본다. 좀 더 심혈을 기울인다면, 이렇게 나의 삶의 의미란 질문을, 행동을 통해, 책임을 통해 답을 해 나간다면 나의 존재 의미에 대한 해답을 내릴 수 있겠지 믿는다.           

 꽃, 남자. 2020.

(1) Viktor Frankl. Man's Search for Meaning. 1946. p105 

(2) Viktor Frankl. Man's Search for Meaning. 1946. (매끄러운 번역을 위해 'Man'을 '우리'라 칭하였고 의역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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