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친구에게 도움을 청해도 우울감이 오래가 도저히 내 생활에 집중하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일을 한도 끝도 없이 미루게 되었고 도대체 나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싶어서 CES-D 자가 우울 척도 검사를 해보니 우울증 초기 증세가 나왔다.
오늘 하루도 눈을 뜨고 일어났을 때 가장 든 생각이 다시 눈을 감고 싶다 였다. 난 분명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분명 활기차고 잘 지내던 사람인데 어느새 하루를 시작하면 이 무기력함을 잊고자 유튜브와 핸드폰을 찾는다. 이유는 그냥 다 하기 싫어서. 과거 그렇게 책을 읽고 시간의 소중함을 강조했는데 결국 마음이 지치고 힘들어 시간을 내 갖다 버리는 악순환을 일삼고 있다. 그에 대한 벌로 자신을 더욱더 자학한다.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운동을 하고,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면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갖고 있는 우울감을 남에게 퍼트리는 것을 아닐까 싶어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만두었다. 의지를 가지고 무엇인가 시작한다 했지만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또 침대와 이불을 꽁꽁 싸매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참 지난날을 생각하면 부끄럽게 짝이 없다.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힘내라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마냥 어린애처럼 말했는 데. 참 그분들 앞에서 몹쓸 짓 했구나 싶다.
분명 이 시기를 극복해 내고 더 성숙해진 내가 되리라고 한 편으로 생각하지만 엔진에 연로가 다 떨어진 것처럼. 가슴속이 허할 뿐이다. 지금은 그저 초기 증상이고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에 익숙하기에 망정이지. 그 이상으로 가면 스스로가 얼마나 망가질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정말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무어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 내가 최소한으로 이겨내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성이니, 지금 내가 해야 할 책무를 떠나서 내 마음을 보살펴야 한다. 상처와 터부를 안으로 꽁꽁 싸매는 것이 아니라 살을 들어내고 아픈 부위를 전문가에게 보여줘야 한다. 이 사실을 알기에 이 새벽녘에 글을 쓴다. 내 환부를 타인에게 꺼낸다. 난 아프다. 정신적으로 지금 많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