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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Aug 05. 2020

[킹스맨: 골든 서클 (2017)]

부활은 했지만 살리지는 못한

우리는 액션 영화에서 어떤 걸 기대하면서 보는가.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선 끝내주는 카 액션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선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톰 크루즈를, 《마블 시네마틱》이나 《DC 코믹스》 시리즈와 같은 영화에선 화려한 CG를,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선 "이렇게까지 될 수도 있을까"하는 공상 과학들을 기대한다. 《킹스맨》 시리즈는 정통성을 "젠틀"하게 소개하면서 액션 종합 선물 세트의 진 면모를 보여줬다. 그리고 후속작 《킹스맨: 골든 서클》은 시작부터 화려하게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그러나…. 

포스터 ⓒ movie.naver.com

감독 : 매튜 본

장르 : 액션, 모험, 코미디

개봉 : 2017.09.27.

시간 : 141분

연령제한 : 청소년 관람불가

국내 관객 수 : 4,945,486


이후의 내용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에그시 (태런 에저튼)는 스웨덴 공주 틸디 (한나 알스트룀)와의 약속을 가던 도중에 전 동료였던 찰리 (에드워드 홀크로프트)의 습격을 당한다. 기계팔의 찰리는 이유 모를 단체와 함께 에그시를 공격했지만 결국 탈출해낸다. 하지만 에그시의 택시에 남은 기계 팔이 킹스맨 시스템을 해킹하기 시작한다. 한편 마약 거대 기업, 골든 서클의 보스인 포피 (줄리안 무어)는 잔인하고 참혹한 방법으로 사람을 뽑는다. 기계 훈련견, 기계 비서와 함께 하는 미스 포피는 자신이 어떤 짓을 시켜도 해내는 그런 충성스러운 사람만을 원한다.


 에그시는 여전히 해리 (콜린 퍼스)를 그리워하며 셰빌 로의 킹스맨에 출근한다. 그리고 찰리 일당에 대해 알아낸다. 그들은 몸에 24K 금을 박아 넣는 지하 세계의 크루, 골든 서클이었다. 에그시가 스웨덴 왕족과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에 파트너 록시 (소피 쿡슨)를 비롯한 모든 킹스맨이 골든 서클에 의해 살해된다. 살아남은 건 멀린 (마크 스트롱)과 에그시 둘 뿐. 둘은 최후의 날 룰에 따라 킹스맨 3번 시음실에서 위스키를 나눠 먹는다. 위스키 병의 힌트에 따라 둘은 켄터키로 향한다.

재회한 에그시와 해리 ⓒ movie.naver.com

 켄터키의 위스키 제조 공장, 스테이츠맨에서 최첨단 생체 인식 기계들을 만나고 살피던 중에 에이전트 테킬라를 만나게 된다. 수상히 여긴 테킬라는 멀린과 에그시를 제압하고 정체에 대해 협박한다. 그리고 에이전트 진저에일이 상황을 설명해주면서 풀려난다. 뜻밖의 만남, 해리도 만나게 되지만 멀린과 에그시를 알아보지 못한다. 해리는 본인을 "나비 연구가"라고 소개한다. 


 해리는 1년 전, 미국 백인 우월주의 성당에서 터진 사건에서 발렌타인 (사무엘 잭슨)에게 총격을 당하지만 스테이츠맨의 요원들이 그를 구해낸다. 비록 눈은 잃었지만 "알파젤"이라는 성분으로 나머지 세포들을 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부작용이었던 부분 기억 상실로 인해 해리는 멀린과 에그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발렌타인이 유명인을 납치할 때 포피는 납치한 인원들을 아주 유용하게 협박했다. 엘튼 존도 그중 한 명이었다. 포피는 존에게 있는 마약의 흔적을 찾으려고 한다. 파란 발진이 그 흔적이었다. 에그시는 스테이츠맨의 보스, 에이전트 샴페인 (제프 브리지스)의 지원을 받으며 골든 서클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찰리를 먼저 쫓기 위해 에이전트 위스키 (페드로 파스칼)과 함께 뉴욕으로 향한다.


 멀린은 해리의 기억을 되돌아오게 하기 위해 해리의 방에 물을 들이붓는다. 본능에 따라 기억이 돌아온다고 했지만 익사 직전의 해리는 킹스맨 이전의 해리였다. 나비 연구가 그 자체.


에이전트 위스키는 매력은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졌다. ⓒ imdb.com

 에그시는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찰리를 추적하면서 찰리의 여자 친구 클라라 (포피 델레바인)를 만난다. 스테이츠맨의 위치추적기는 콘돔 모형이었고 관계를 해야만 작동할 수 있었다. 에그시는 솔직하게 틸디에게 상황을 설명하지만 청혼에 대한 이야기로 흐르다가 거절하는 뉘앙스로 흐르면서 다투게 된다. 관계를 거절하려고 했지만 클라라에게 골든 서클 문신이 있는 것을 보고 결국 추적기를 붙여낸다. 


 기지로 돌아온 에그시는 나비 연구가 해리의 이별을 맞이한다. 그가 돌아오길 바라지만 해리는 기억하지 못한 채 떠나려 한다. 그래서 에그시는 해리의 전 강아지, 미스터 피클과 같은 종의 강아지를 그에게 소개한다. 그 강아지를 쏘려고 한 에그시, 그 덕에 해리는 기억을 찾는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를 다시 한번 보여주지만 피지컬은 아직 예전 같지 않은 해리. 


 한편 포피는 미국 전체에게 자사 마약의 위험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알린다. 파란 발진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곧 죽는다는 이야기였다. 해독제를 배포해줄 테니 폭스 부통령에게 약물을 합법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달라는 조건과 포피에게 사면권을 달라는 조건을 요구했다. 에이전트 데킬라도 파란 발진을 보이면서 단계가 진행되었고 에이전트 진저에일은 그를 냉동시키기로 결정한다. 한편 폭스 부통령은 "약쟁이들이 모두 죽게 놔둬라"라고 결정한다.

사이코패스 악역의 포피 ⓒ imdb.com

 클라라는 찰리에게 파란 발진에 대해 설명하며 해독제를 요구한다. 찰리는 그녀에게 이탈리아로 오라고 하고 이를 알아낸 에그시와 해리는 이탈리아로 이동한다. 해독제를 훔쳐낸 에그시, 그렇지만 빠져나오는 케이블카가 찰리에 의해 회전하면서 난관에 봉착하지만 에그시의 센스로 안전하게 탈출해낸다. 해리와 비상 접선지에서 합류하던 도중 골든 서클 일당의 습격을 받고 에이전트 위스키는 에그시를 구해내려다 해독제를 깨트렸다. 그런 와중에 해리는 위스키를 스파이로 생각해 총으로 살해한다. "알파젤"로 그를 살려내지만 다시 에그시는 해독제를 찾기 위해 발전소로 향하려 하지만 찰리는 발전소를 터트리면서 다시 원점이 된다.


 멀린에게 본인의 의심을 이야기한 해리. 에그시는 틸디에게도 파란 발진이 일어난 것을 알아버린다. 더 간절해진 에그시는 멀린, 해리와 함께 또 다른 해독제가 있을 캄보디아로 향한다. 총격에서 회복한 위스키는 곧바로 에그시 일행을 따라간다. 캄보디아 포피 랜드를 쫓아왔지만 침투하는 사이에 에그시가 지뢰를 밟아버린다. 멀린은 에그시 대신 지뢰를 밟으며 해리와 에그시를 대피시키고 입구에 있던 경비병들을 유도해 지뢰를 폭파시키며 희생한다. 


 그의 희생을 기리며 에그시와 해리는 포피와 맞선다. 로봇견과 찰리가 거들지만 결국은 둘의 승리. 위스키가 뒤늦게 와 해리에게 총을 겨누지만 결국은, 또 결국은 둘의 승리. 해독제는 전 세계에 배포되고 스테이츠맨은 킹스맨의 재건을 도와주기로 약속한다. 에그시는 틸디 공주와 결혼을 하고 에이전트 테킬라가 킹스맨으로 향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록시는 쉽게 소모되려고 킹스맨이 된 걸까? ⓒ imdb.com

 사실 전작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은 편이다. 후속작이 모두 그랬듯 전작에서 기대했던 매력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길 바랐을 텐데 퇴보하거나 전작에 머문 재미는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 비슷한 이유로 콜린 퍼스의 매너 있는 액션을 기대했던 팬들은 고구마 100개는 먹은 듯한 답답한 액션과 서사로 잠시 어떤 영화였는지를 까먹는다.


 그래도 나름의 노력은 했다. 마지막 포피를 잡기 위한 액션, 에이전트 위스키와 해리-에그시의 액션은 전편 교회 신을 회상하게 하는 롱 테이크 액션이었다. 하지만 설득력 없는 악역들, 그럴싸했지만 매력적이지 못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B급 냄새나는 A급 영화'에서 '그냥 B급 영화'가 되었다.

부활은 쉬워 보여도 재개는 어려울 듯한 킹스맨 시리즈 ⓒ imdb.com

 특히나 몇몇 설정은 지나쳤다. 21세기 첨단 과학의 위치 추적기는 '삽입'해야만 했고 "채식주의자 만세"라는 비밀번호는 인육으로 햄버거를 만들던 악역의 입에서 나왔다. 발렌티노의 철학에 강력하게 맞서던 틸디 공주는 연인과의 다툼에 속상해서 마약에 손을 대는 캐릭터로 전락한다. 캐릭터 소모도 너무 많았다. 미사일 몇 방에 사라지는 킹스맨들과 카우보이 콘셉트의 스테이츠맨 요원들. 그럴싸하게 넘어갔던 전편의 서사와는 차이가 컸다.


 포피라는 악역이 이렇게 소모되는 것도 아쉬웠다. 줄리안 무어의 연기는 이 끔찍한 속편에서도 나름 볼만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사망한다. 로봇견들의 활약보다 엘튼 존의 활약이 더 컸기 때문. 우습지도 않다. 


 테킬라가 킹스맨으로 향하면서 후속작에 대한 여운을 남겼지만 이런 식이면 안 나왔으면 한다. 매너가 사람을 만들었지만 그렇게 세 번 만들면 더는 사람다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다행히 킹스맨 3,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과거로 돌아간다. 다음 편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설정 속에 과연 과거의 킹스맨은 다시 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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