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ether》, 결혼과 관계의 무게감을 신체적으로 느껴볼 기회
누군가와 미래를 결정한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앞으로를 함께 할 사람이 정해진 상태인 경우에도, 해당 질문에 대한 확신과 해답은 없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연대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선택을 앞두고, 여러 선택지를 겪으면서 이상적인 파트너를 택하고자 한다. 영화 <투게더(2025)>는 그 과정을 ‘바디 호러’로 녹여낸 일종의 ‘결혼 이야기’다.
감독: 마이클 생크스
장르: 공포/SF
개봉 예정: 25.09.03.
시간: 103분
연령제한: 15세 이상 관람가
국내 관객 수: -
이후의 내용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음악가 팀(데이브 프랭코 분)은 교사 밀리(알리슨 브리 분)와 함께 시골을 가기로 결정했으나, 마음 한편에는 친구들과 꿈이 있는 도시가 있었다. 그러나 밀리를 잃을 수 없었던 팀은, 밀리의 청혼을 애매하게 대답했음에도 불구하고 밀리를 따라 시골로 향한다.
서로를 확신했기에, 낯선 환경으로의 이주도 결정했던 것. 그러나 10년 넘게 만나온 팀과 밀리는 섹스리스였고, 서로에게 장점보다 단점이 더 잘 보이는 사이가 됐다. 운전면허가 없어 밀리의 도움 없이는 기차역조차 못 나가는 팀은 ‘갇힌’ 느낌을 받고 있으며, 반면에 팀은 35살에도 레이블 없이 음악하는 사람이었기에 밀리 눈에 무능력한 사람이었다.
부유하는 관계 사이에서 팀과 밀리는 산책을 떠났다. 하이킹 도중 둘은 길을 잃었고, 우연찮게 폭우 속에서 한 동굴로 떨어지게 된다. 목이 마르던 팀은 동굴 안의 기묘한 분위기에도 호수에서 물을 떠먹었고, 이 때문인지 둘은 다리가 끈적하게 붙은 상태로 일어나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고도 둘의 사이는 여전히 어딘가 어긋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면 팀은 밀리를 멀리하지 못하게 됐다. 밀리가 팀을 기차역에 데려다 놓은 날에도, 팀은 소중한 기타를 두고 밀리를 보기 위해 학교를 뛰어올 만큼 엄청난 갈증에 휩싸이게 됐다. 그리고 이제 확신이 생겼다. 팀과 밀리가 ‘붙는’ 현상은 결코 착각이 아닌 것을.
다리만 붙었던 게 아니다. 둘은 성기도 붙었고, 심지어 팀은 잠결에 밀리의 머리카락을 빨기도 했다. 무의식의 순간마다 둘이 물리적으로 붙게 되고,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접착력이 강해지는 것을 알게 된 팀은 밀리와 거리를 두려고 하지만 형용할 수 없는 외압에 의해 둘은 붙는다.
전기톱을 사용하기도 했다. 근육 이완제를 투약하기도 했다. 별별 방법을 다 사용했으나, 둘은 계속해서 서로를 갈망하고, 그런 서로를 혐오한다. 이해할 수 없는 관계에 대해 밀리는 동료 교사이자 이웃 제이미(데이먼 헤리먼 분)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이미는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조언을 해준다. 결국엔 하나가 될 거라고 말하는 그 조언. 밀리가 제이미와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팀은 동굴로 돌아가 문제의 요인을 찾으려 했고, 얼마 전 실종된 커플이 동굴 안에서 정말 ‘하나’가 됐다는 걸 알게 됐다.
선택의 시간. 거부할 수 없게 하나가 될 것이냐, 영영 멀어질 것인가. 두 경우의 수 외에 선택지가 없는 상황, 과연 팀과 밀리는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
공포는 대개 알지 못하는 미지에서 온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고, 이에 따른 경계심이 공포라는 장르를 소비할 때 긴장감과 스릴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투게더(2025)>는 가까운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는 ‘미지‘를 자극한다. 물론 점프 스케어나 오컬트와 같은 장치를 심어둔 탓에 일상 밖의 공포스러움도 있지만, 영화 전체를 통과하는 주제로 결혼 혹은 관계를 다루면서 ’바디 호러‘라는 장르 외적인 공포도 같이 선사한다.
결혼은 결국에 이 사람과 시공간적인 미래를 함께 한다는 서약 같은 거다. 법적인 의무도 있을뿐더러 서로가 서로에게 약속한만큼 이상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일종의 동의가 뒤따른다. ‘미래’라는 단어가 함유된 것들은 여전히 ‘알지 못함’이라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앞서 말했듯이, 알지 못하는 미지에는 공포감이 따를 수 있다. 팀은 밀리와의 미래가 행복할지 몰라 무서운 거고, 밀리는 팀과의 미래가 불안할지 몰라 두려운 것이었다.
어떤 사람이든 장단점이 있고, 때로 장점에 연관된 단점이 있곤 하다. 이를테면 락스타는 남들에게 없는 낭만이 있겠지만, 낭만을 좇느라 당연히 현실적인 부분을 놓칠 때도 있다. 낭만적인 사람으로 볼 것이냐, 비현실적인 사람으로 볼 것이냐는 나의 몫인 것이다. 즉, 이는 하나의 선택지처럼 다가온다.
따라서 팀과 밀리의 선택에는 어쩌면 그 낭만을 따른 걸지도 모르겠다. 결과를 미리 ‘스포’하자면 해피엔딩이다. 기괴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개개인을 중요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개성을 ‘죽이고’ 하나가 되는 건 기괴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날 위해 죽을 수도, 죽일 수도 있다고” 말한 사랑 노래처럼, 결혼은 그 정도의 관계가 되어야만 도전할 수 있는 약속 아닐까.
이 영화는 21일 만에 촬영됐다.
마이클 생크스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작중 팀과 밀리로 나오는 데이브 프랭코와 알리슨 브리는 2017년에 결혼한 실제 부부다.
사진 = IM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