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먹는 법 _ 전병호 시 / 송선옥 그림, 봄봄
사과, 어떤 것을 먹을까요?
큰 사과, 작은 사과?
싱싱한 사과, 시든 사과?
또 어떻게 먹을까요?
껍질째, 껍질을 깎아서?
혼자 다, 나누어서?
사과 또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요?
이 그림책은 짤막한 시에 빨갛고 싱그러운 사과에만 색이 있는 그림으로 되어 있다. 어떤 사과를 먹을 건지, 또 어떻게 먹을 건지 시만 따로 떼어 읽는다면 그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없다. 그림 속 사과와 다양한 숲속 곤충들이 시구에 맞춰 사과를 베어 먹고, 나눠 먹고, 갉아먹는 모습을 함께 읽어야 비로소 책 읽는 재미가 완성된다.
이 책도 도서전인지, 유교전인지에서 봄봄 부스에서 홀린 듯 구매한 책인데, 사실은 만보를 읽어 준다기보다는 내가 읽고 소장하고 싶어 샀다. 송선옥 작가의 그림을 좋아하기에 쉽게 손이 갔다. 전병호 작가도 꼬마 편집자 시절에 책을 함께 작업한 적이 있어서 내적 친밀감이 깊었다. 다정하고 따뜻한 시에 차분한 연필 드로잉이 마음에 쏙 들었다. 어찌 됐든 나를 위한 그림책 구매였기에, 만보 손에 닿지 않는 책장 칸에 꽤 오래 꽂아 두었다.
그러다 어느 날, 만보가 이 책을 발견했고 당장 읽어달라고 했다. 만보가 시와 그림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을까 하며 찬찬히 시를 읊어 주었다. 만보는 엄마의 시 낭독을 들으며 그림을 구석구석 뜯어보았다. 어린이 독자 만보는 숨어 있는 그림 찾기는 물론, 시구와 호응되는 그림들의 의미를 쏙쏙 집어내었다. 장면마다 시구와 그림이 어떻게 호응하는지 태어날 때부터 알던 사람처럼 말이다! 역시 어린이 독자의 수준은 상당하다.
사과는 아기가 가장 처음 먹는 과일이고, 계절과 상관없이 디저트로 많이 먹는 과일이라 어린이들에게도 매우 친숙하다. 과일계의 쌀밥과 같은 존재랄까. 물론 지금은 사과 값이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사과는 아기들에게 어린이들에게 가장 친숙한 과일이다. 하지만 한 번도 사과를 먹으며 어떻게 먹을지 생각해 본 적은 없을 것이다. 이 그림책을 읽으며 사과를 어떻게 먹을지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그에 맞춰 아기자기한 곤충 친구들이 춤추듯 사과를 먹는 모습을 감상해 보자. 두고두고 여러 번 읽으며 시와 그림의 호응을 느껴 보시길.
만보는 “사과 나누어 먹을까요, 혼자 먹을까요?” 하는 질문에 “혼자!“라고 즉각 대답했는데, 그다음 장면에 곤충들이 사과를 조각조각으로 잘라 나누어 먹는 걸 보고 조금 머쓱해했다.
질문하고 답하길 좋아하는 네 살 이상 친구들에게 추천.
카테고리: 창작 그림책 (국내)
추천 연령: 4세 이상
관련 주제: 사과, 곤충, 과일, 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