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솔솔 오는 그림책

잠이 오는 이야기 _ 유희진 그림책, 책소유

by 김영


오늘 밤에도 잠이 오지 않는 하율이, 엄마에게 잠이 왜 안 오는지 물어본다.

엄마는 잠은 아주 멀리서 오기 때문에, 그리고 아주 천천히 오기 때문이라고 말해 준다.

잠이 오려면 눈을 꼭 감고 작은 소리로 “잠아, 이리 와.” 하고 불러야 한다고도 말해 준다.

하율이는 눈을 꼭 감고 잠을 기다린다. 잠이 왔을까 하고 생각하는 사이, 잠이 정말 가까이 다가왔다.


만보는 잠이 꽤 많은 편인데, 잠이 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특히나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고 오던 시절에는 침대에 누워서 1시간씩 놀기도 했다. 수면 의식으로 침대에 누워서 잠자리 독서로 3권의 그림책을 읽고 난 다음, 자장가가 흘러나오는 수면등을 켜 놓는다. 수면등은 30분 정도 노래가 나오다가 꺼지는데, 노래가 한 바퀴 돌고 다시 버튼을 눌러 한 바퀴를 더 들어야 잠이 드는 날이 많았다. 아무래도 낮 시간에 충분히 엄마, 아빠와 놀지 못해서였던 것 같다. 어린이집을 다니던 시절의 맞벌이 부부의 하루는 매우 바쁘고 고단했기에 아이의 잠자리 투정을 받아 주기가 쉽지는 않았다.


우리 집 아이는 왜 이렇게 잠들지 못할까 생각하며 책을 고르다가 발견한 <잠이 오는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 정말 잠이 올까 하는 마음에 집으로 모셔 왔다. 그래서 효과가 있었는가? 조금 있었다. 그림책 속 주인공처럼 눈을 꼭 감고 “잠아, 이리 와.”라고 말한 뒤 눈을 뜨지 않으니 안 자고 버틸 수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책을 읽어도 1시간씩 놀 때도 있었다.

만보는 이 책이 아주 인상 깊었는지, 이 책을 잠자리 그림책으로 읽지 않은 날에도 때때로 잠이 오는지 물어보곤 했다.


“엄마, 잠은 왜 안 와요?”

“눈을 꼭 감고 잠아 이리 와 해야 해요.”


이 책을 만난 지 꽤 오래된 지금에도 가끔씩 자기 전에 읽을 때도 있고, 읽지 않은 날에도 주문처럼 ‘잠아, 이리 와.’ 하곤 한다. 나도 잠이 왜 안 오냐고 만보가 물어보면 잠을 얼른 부르자고 나른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엄청 훌륭한 잠자리 그림책이라는 뜻!


인내심 넘치는 그림책 속 엄마가 들려주는 따뜻한 잠 이야기에 “얼른 자!” 하고 고함치던 만보 엄마는 반성한다. 잠이 오도록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눈을 같이 꼭 감아 주고 잠이 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는 잠들 텐데.


첫 장면에 하율이가 엄마 몸 위로 다리를 올리고 있는데, 그 장면을 본 순간부터 “이 책은 진짜다! 진짜 엄마가 만들었다!”라고 생각했다. 우리 집 어린이도 잠이 안 올 때면 내 배 위에 두 다리를 올리고 버둥거린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면서. 엄마가 되기 전에는 이런 모습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진짜 경험이 그림과 이야기에 녹아 있을 때, 책에 대한 공감이 깊어진다.


잠자리에서 읽기 좋은 따뜻한 그림체와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으로, 침대 위에서 잠이 오는 순간을 상상하는, 공상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정말 추천한다.


카테고리: 창작 그림책 (국내)
추천 연령: 3세 이상 ~ 초등 저학년까지 오래 읽을 수 있을 듯
관련 주제: 잠자리 독서, 수면 의식, 생활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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