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_ 안녕달 그림책, 책읽는곰
엄마 비는 왜 와요?
새가 울어서 그래.
새는 왜 울어요?
물고기가 더럽다고 놀려서.
물고기가 왜 놀려요?
물고기는 매일 씻는데 새는 안 씻어서.
… 엄마 물고기 밥이 왜 매워요?
물고기 밥 농장 옆에 고추밭이 생겼거든.
내 바지도 오늘 유치원에서 맵다고 울었어요. 바지에 물 줘야겠어요.
유치원에서 바지에 쉬 실수를 한 날, 엄마와 하원하는 길에 비가 왔고, 무한대로 궁금한 것들이 생겼다. 엄마는 노여워하지 않고( 매우 중요) 아이의 왜냐는 질문에 상상력을 더해 왜인지 설명해 준다. 아이의 질문에 사실에 근거해서 가장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답을 해 주려고 노력하다 보면 종종 노여워진다. 왜냐면 질문이 하나로 끝나지 않고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서점에서 처음 읽었을 때 나의 어린 시절, 나의 엄마가 노여워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엄마, 오이는 왜 오이예요?
이름이 오이니까.
왜 이름이 오이예요?
넌 왜 이름이 000이니?!
엄마는 한글도 제대로 못 읽는 나한테 국어사전을 찾아보라고 했고, 그 덕분인가 난 호기심이 생긴 것들에 상상을 더하게 됐다. 언젠가 내가 낳은 아이도 나에게 끝없는 ‘왜’로 나를 동요하게 될 것이라 직감했다. 그리고 당장 책을 담아 만보에게 읽어 줬다. 처음 책을 읽어 주었을 당시인 3살쯤에는 책에 큰 흥미를 못 느꼈지만, 4살이 다 될 무렵에는 깔깔거리며 좋아했다. 그리고 진짜 비가 오는 날에는 ’엄마 비가 왜 와요’ 묻고, 나는 ’새가 울어서’라고 대답한다.
유치원에 입학한 뒤로는 그림책 속 아이가 바지에 쉬한 상황을 곧잘 이해하게 되었다. (유치원은 어린이집과 정말 다르다!) 아이가 하원하는 길에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그 사건인데, 집에 오는 길 동안 돌고 돌아 엄마에게 털어놓은 마지막 장면에서 괜스레 대견해서 코끝이 찡해진다.
질문이 많아진 아이와 그 때문에 노여워진 엄마가 읽으면 좋은 책.
카테고리 : 창작 그림책 (국내)
추천 연령 : 4세 이상
관련 주제 : 유치원 생활, 생활 습관, 말놀이, 상상의 세계,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