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그때부터는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게 1분 1초가 촉박하게 지나간다. 첫째와 둘째가 다른 원에 다니고, 둘째는 셔틀을 첫째는 도보로 등원하기 때문에 밥 먹고 씻고 하는 모든 아침 준비들을 분단위로 쪼개서 우선순위를 정한 뒤 실행해야 한다.
그렇게 그 둘을 보내고 나면, 마음이 너무 무거워 심장이 쿵 하고 가라앉을 때가 많다. 심해를 걷는 기분이랄까. 무언의 엄청난 압력을 받은 심장이 뛸 때 이런 느낌이라는 걸, 아이 둘을 키우며 매일같이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엄마는 기진맥진하다고 소파에 엉덩이 붙이고 쉴 틈이 없다.
아이들이 간 뒤 남겨진 정리가 되지 않은 집안의 흔적들을 치우고, 창문을 열어 깨끗한 공기를 집안에 불어넣어 주고, 청소기를 돌리고, 아이들이 아침을 먹은 뒤 남은 것들을 치우고 설거지가 끝나면 이불을 정리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바로 건조기에서 옷을 꺼내 개킨 뒤 정리해서 넣어두고, 주 2-3회 화장실 청소에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면 어느덧 오전이 지나간다. 거기에 주 2회 반찬거리나 국을 하면 정말 순식간에 아이들을 데리러 갈 시간이거나, 내가 일할 시간이 된다.
하루가 참 덧없다 느끼기 딱 좋은 게 엄마의 자리 같다. 특히 워킹맘이라면 일과 가정 그리고 집안의 살림까지 떠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같은 24시간이지만 유독 숨 막히게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남편한테 살림을 부탁하면 되지 않냐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절대 엄마인 나의 손길을 거친 퀄리티가 나오지 않기에, 두 번 일할 바에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엄마인 내가 다 총대를 메고 하게 된다. 남편이 섬세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엄마가 되고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모성애가 생긴 뒤, 내 성격 자체도 더 섬세하고 예민하게 바뀐 거 같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오면 어느덧 밤 10시가 된다. 기력이 있을 땐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하지만, 요즘은 유난히 체력이 달린다. 더위 먹었나 싶기도 하고, 내 몸은 하나인데 너무 많은 것들을 짊어가니 몸에서 쉬어가라고, 너 지금 과부하라고 말하는 거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럴 땐 그냥 냉동실에 잠시 넣어둔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따서 노트북을 켠다. 그리고 느낀 감정들을 이곳에 묵묵히 적어낸다. 그러면 어느덧 머리도 마음도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고, 다시 또 내일을 위해 달려갈 힘을 얻는다.
삶이란 결국 덧없는 기분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낸 뒤 잠시의 쉼에 위로를 받고 다시 내일을 살아가는 것이라는 걸, 육아를 하며 깨닫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