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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지만 갓생이야

12화 나의 능력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기본'

 사람은 어느 한 분야를 오랫동안 해오면 자신만의 노하우가 쌓인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오랜 기간은 아니지만 취미나 직무를 적어도 3년 길면 5년 이상을 해왔다. 그러면서 나만의 노하우도 생기고, 실력도 그만큼 늘어났다. 그럼 계속 한 가지 분야를 계속해서 하면 실력은 계속 쌓일까? 경험상 그렇지 않다. 누군가의 피드백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고, 실력이 전보다 좋지 않은 상황인 슬럼프가 찾아온다. 공부, 취미, 특기, 직무 등 모든 부문에서 슬럼프는 반드시 찾아온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슬럼프가 찾아오면 우선적으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나의 실력이 가장 좋았던 그 시절처럼 좋은 성과, 결과가 나올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내 경험을 예로 들자면, 나는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을 꿈꾸며 노래를 배우고, 혼자 열심히 학습했다. 1년 정도 시간이 지나니 일반인 치고는 노래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노래를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년에서 2년 반 정도가 지나자 노래를 배웠던 초반처럼 노래를 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전보다 훨씬 더 못했다. 죽어라 연습하고, 알고 있는 노래 기법을 적용해 봐도 소용이 없었다. 취미인 노래를 하면 행복했는데, 슬럼프가 왔을 때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았다. 사람들과 노래방 가는 것도 꺼렸다. 하지만 노래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는 없었고,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다. 여러 기법을 이용해 보고, 노래의 음정도 높였다 낮췄다를 반복해 보다가 결국 처음 노래를 배웠을 때 배웠던 기초를 다시 시작했다. 그랬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노래가 내가 원하는 만큼 되는 것이었다.


 신기하지 않은가? 처음으로 돌아가서 처음 배웠던 것을 적용해 보니 잘됐다는 것이 말이다. 처음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을 때 솔직히 하기 싫었다. 왜냐하면 정말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기교도 없고, 노래를 맛깔나게 만들어주는 스킬이란 것도 사용하지 못한다. 그저 소리를 내는 방법만 연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연습을 하고, 그 기초가 몸에 다시 배었을 때, 슬럼프를 극복하고 실력이 더 좋아지는 것을 경험했던 것이다. 다리 수술을 하고 운동을 처음부터 다시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초적인 자세와 호흡, 어떤 근육에 자극이 가는지를 파악하는 것을 하기 때문에 가장 잘하던 시기의 퍼포먼스는 보여줄 수 없다. 그래도 역시나 그 이후에는 이전보다 더 향상된 퍼포먼스를 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건 취미에 국한되지 않는다. 직무도 마찬가지이다. 첫 1년간 직무를 배우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잘한다 라는 자만심을 가졌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실력이 늘지 않았다.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그래서 귀가 후에는 처음에 배웠던 것들을 다시 공부하고, ‘왜’라는 질문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시간을 가졌다. 역시나 처음으로 돌아가기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직무적인 실력도 향상됐다.
 (전반적인 업무 스킬이 늘었다고 말하겠다. 어떤 직무적인 능력이 향상됐는지는 언급하지 않겠다.)


 기초,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건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이 아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병행하면서 따로 시간을 내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기초부터 본다. 그 기초를 토대로 지금 내 실력이 만들어졌고, 또 더 향상된 실력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과 같은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실망하고 있는가? 그럼 그 실력을 가지기 전 가장 처음에 했던, 배웠던 것으로 돌아가보라. 그 초석을 더 단단히 해서 새로운 실력을 쌓을 수 있으니 말이다. 돌아보는 건 부끄러운 것이 아닌 나의 성장의 기반을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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