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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세상에 떨어졌다고 느껴질 때 이겨내는 용기

사람들이 살면서 꼭 가져야 할 용기

 2013년 3월 나는 대학교에 입학했다. 청소년이란 호칭을 벋어나 20대 성인이라는 새로운 호칭으로 고등학생이 아닌 대학생 신분이 된다는 기대와 호기심이 넘쳐났다. 대학생이 되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으니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셨던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말씀도 한몫 거들었다. 무엇보다 시골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똑같은 친구들과 12년을 함께 했으니,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장 켰다. 입학 전 OT를 가기 전부터 많은 동기생들을 만났고,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렇게 3월 개강이 시작되었고, 입학 전부터 알았던 수많은 동기들을 만났다. 먼저 인사를 하고, 대화를 하면서 3월에서 4월까지는 정말 모두와 친해진 기분이었다. 그때 까지는 그랬었다.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니, 사람들은 조금씩 나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다양하게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 술을 마시면서 취하고 볼꼴, 못 볼꼴 모두 보면서 정나미가 떨어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다른 친구 방에서 살다시피 하는 걸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나도 모르는 이유들이 정말 많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상처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관심을 끌려는 행동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수업 중 궁금한 것을 질문하거나, 쓸데없이 과제를 어디까지 해오면 되는지 물어보는 등의 행동 말이다. 무엇보다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몰랐던 20대 초반, 나는 내가 착하게 대하고, 최대한 잘해주면 자연스럽게 친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멍청하게 행동을 했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들의 비위를 맞췄다. 그렇게 1년을 대학생활을 했다. 하지만 1년 동안 남은 건 내 마음에 생긴 상처들이었다. 무엇을 그렇게까지 잘못했을까? 진짜 용서받지 못할 실수라도 저질렀을까? 정말 그렇다면 어쩌지… 나는 항상 두려움에 떨면서 학교생활을 했고, 이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나에 대해서 좋지 않은 소문을 내서 자기들의 입지를 다지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나에 대한 소문만 낸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1년 동안 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외면받았기에 의기소침한 상태였다. 하지만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다. 홀로 그 짐을 짊어지고 묵묵히 대학생활을 했다. 하지만 성적도 좋지 않았고, 여러 활동을 했지만, 내가 함께 다니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2학년 때까지는 같이 밥을 먹고, 놀러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에 만족하면 학교 생활을 이어갔다.


 2014년 10월 2학년 2학기 도중 군휴학을 하고 군 입대를 하게 된다. 같은 과 사람들 보다 약간 늦게 갔지만, 그래도 비슷한 시기에 군대를 갔기에 복학을 하면 모두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1년 9개월 간의 군생활이 끝나고, 2016년 복학을 하게 된다. 신입생 때와 비슷한 설렘으로 복학을 했지만, 여전히 나에 대한 시선은 좋지 않았다.(소문을 좋지 않게 내는 사람으로 인해 나의 이미지는 “저 사람과 친하게 지내지 말라” 정도까지 되었다.) 학교 수업을 들을 때도 같이 듣는 사람이 없었고, 밥을 먹을 때도 대부분 혼자서 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이전에 있던 마음 때문이었을까? 성적은 군입대 전보다 더 좋지 않았고, 꿀 먹은 벙어리처럼 나는 누구와도 대화를 하고 있지 않았다. 그 순간 정말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서있는 기분이었다. 누구와도 대화하는 일이 없고, 혼자서 수업을 듣고, 밥을 먹으면서, 홀로 공부를 하고 있는 나를 보니 내 옆에 누구도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앞길이 막막했다. 그러다가 문득 1학년 2학기 때 수강신청을 하던 때가 생각이 났다. 같은 학과 사람들과 서서히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였는데, 수강신청을 하면서 내가 정말 관심이 있었던 교양과 전공과목을 수강신청 했었다. 물론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다양한 학과의 사람을 만날 수 있었고, 학과 사람들과의 관계만 있었다면 알지 못했을 다양한 학과 사람들의 관심사와 가치관을 들을 수 있었다. 과거를 떠올리면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건데 왜 주변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지?”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나도 싫어하면 되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나도 좋아하면 되잖아!”
 “그래! 이제부터 내 인생은 마이웨이다!! 뭐든 열심히 진심을 다해서 해보자!”


 그때부터 이었을까? 이전까지 나 혼자 이 세상에 떨어졌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점차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하던, 내 진심을 다해서 하고 있었다. 공부에 진심을 다해서 성적이 올랐고, 학교생활에 진심을 다해서 많은 정보를 얻었고, 동아리 활동을 진심으로 해서 많은 사람들을 사귈 수 있었다.


 나 혼자 세상에 떨어진 느낌이었을 때,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은 바로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해!’였다. 학교에 입학해서도 그랬고, 복학을 하고 난 직후에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물론 좋은 사람이 돼야 하는 것을 맞는 말이다. 단,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들에 한하여 서다. 한 사람이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 누군가는 싫어하고, 누군가는 관심이 없고, 누군가는 그저 이용하려고만 한다. 이 사람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 그 사람들에게 맞출 필요도 없고, 그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만 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만 따져도 5,000만 명이다. 고작 한 사람, 열 사람, 백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고 주저앉지 말자. 그 사람들에게 ‘미움받을 용기’만 있으면 된다. 나는 그 ‘미움받을 용기’를 발판 삼아 내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진심을 다해 열심히 했고, 대학생활을 하면서 정말 값 것들, 값진 사람들을 더 많이 얻었다.

 

 ‘미움받을 용기’를 갖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 수 있다. 나도 4년이란 시간 동안 수많은 고뇌와 고통을 겪은 후에 ‘그 용기’를 얻었다. 그러니 시도해 보라. 어렵다면 정말 작은 부분부터 한 걸음씩 시도해 보길 바란다. 그 한 걸음의 용기가 우리가 ‘세상에 혼자 떨어진 것 같은 생각’을 지워주는 큰 걸음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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