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작고 초라한 나를 바꾸는 최고의 방법

크고 화려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고등학교 재학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글쓴이의 체중은 75kg 정도로 평범하지만 작지 않은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3년 내내 최고 몸무게는 78kg! 고등학교 3년을 앉아서만 있었더니 정말 믿기 힘들 만큼 살이 올랐다. 축구나 농구 같은 스포츠도 많이 즐겼지만, 먹는 양 대비 활동량이 많이 적었기에 체중은 유지되거나 찌면 쪘지 감량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걱정이 없었다. 비리비리해 보이지도 않았고, 왜소한 체격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하체는 튼실하다 못해 뚱뚱해서 허벅지만 바지 사이즈가 33에서 34였다. 그렇게 쭉 평범하게 체중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줄 알았다. 20살이 되기 전까지 말이다.


 대학교를 입학하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신입생 환영회, 학회 모임, 동아리 모임 등 많은 모임에 참석했었고, 거의 술독에 빠진 것 마냥 술을 마시며 학교 생활을 했다. 당시에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던 친형들과 함께 살고 싶어서 학교는 안산이지만 서울에서 자취를 했었고, 지하철로 통학을 했었다. 당시를 생각해 보면, 그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통학 거리는 지하철로만 넉넉잡아 1시간 10분. 역에서 내려서 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시간까지 계산을 하면 2시간은 잡고 학교를 가야 했다. 그래서 9시나 10시 수업이 있는 날이면, 6시 혹은 7시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후 자취방에서 나왔었다. 간단한 아침이었기에 거의 밥 대략 두 숟가락 정도에 김을 싸서 먹는 정도로 적게 먹었다. 그렇게 먹으면서 장장 2시간 정도를 지하철에서 서서 보내니 배는 금방 꺼져버렸고, 점심을 먹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수업을 들었었다. 그나마 커피 수열을 하면서 들었으니 견딜 수 있었다. 그렇게 3월 한 달을 잦은 술자리와 삼시 세 끼를 적게 먹는 것이 반복되니, 입학 초기 70kg대 후반이었던 나의 몸무게는 60kg까지 쭈욱 빠져있었다. 약 15kg 빠지는데 한 달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통학시간이 2시간 정도 걸리는 건 다른 통학러들도 마찬가지였다. 근데 왜? 나는 15kg이 빠졌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젖살이 빠진 것도 있었지만, 잦은 술자리로 인해 항상 바닥에 부침개를 부쳤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3월 한 달 그것도 일주일에 4~5번은 만취가 될 때까지 술을 마셨고, 마지막은 화장실 변기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매일 같이 술에 절어있고, 밥은 적게 먹는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나의 몸은 정말 죽을 맛이었을 거라고 생각된다. 실제로도 입학 한 달 후부터는 비몽사몽 할 때가 정말 많았었다. 수업에 집중도 안되고, 주말에는 잠만 자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다. 그런데 대수롭게 넘어가서는 안 되는 문제였다. 2학기가 시작될 무렵 나는 주변에 사람들이 안 좋은 소문을 내고, 이용만 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기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문제는 체중이 줄어든 후 거울로 본 내 모습은 작고 왜소했었다. 심하게 비유하자면 뼈에 가죽만 붙어있는 거의 살아있는 해골의 형상이었다. 문제는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나를 더 이용하기 쉬운, 아무런 힘도 없는 사람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내가 나 스스로를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작고 초라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었다.


 나 스스로 작고 초라해지는 건 스스로 볼품없어졌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멈췄다. 하지만, 사람을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건 외부에도 존재했었다. 바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았다. 누군가를 헐뜯고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입학할 때 보다 더 작아지고 초라해진 나는 그 누구도 좋은 시선을 보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나도 신경 쓰이고, 누구와도 말을 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나는 가면을 쓰고 생활을 해야 했다.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항상 웃고, 밝은 모습만 보였다. 그게 더 화근이었을까?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은 더욱더 많아졌다. 어디를 가던지 나는 항상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놀림거리가 되었고, 심심풀이 땅콩처럼 씹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울었다. 그 사람들을 탓하기보다 나 스스로를 탓하는 일도 많았다. 그렇게 2학기 말인 11월까지 그렇게 대학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찾아왔다. 우연처럼 말이다.


 내가 오랜 기간을 살아온 건 아니지만, 정말 살면서 들었던 최악의 말을 11월에 들었다. 하지만 작고 초라해진 나에게는 나를 바꿀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을 가져다준 기회였다. 그날도 어김없이 학과 동기라는 사람들과 술자리에 있었다. 내가 말한 것처럼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면서 나를 비웃고 헐뜯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웃어넘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여자사람이 나에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야 너는 남자가 그렇게 뼈만 있냐? 걸어 다니는 해골 같아.”


충격이었다. 그 어떤 사람도 자신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나를 헐뜯을 때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돌려서 말했었는데, 그 여자사람은 내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말해버린 것이다. 그 뇌를 거치지 않고 나온 말을 들은 나는 간신히 잡고 있던 정신의 줄을 놔버렸다. 얼굴에서는 웃음기가 살짝 살아지고,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멍청하게 ‘말라서 그래’라는 되지도 않는 말을 했다. 술자리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누가 봐도 심각한 얼굴이었는지 학교에서 돌아온 친형이 나에게 물었다. 무슨 안 좋은 일 있냐고… 그런 형에게 나는 한 번도 꺼내지 않은 말을 했다. 


“형 살찌려면 어떻게 해?”


평소 같으면 나에게 장난스럽게 말을 했을 형도 이 말에는 곰곰이 생각하고 대답을 했다.


“지금 먹는 것보다 많이 먹어.”


어려운 일이었다. 1학기가 지나고 나서 먹는 양을 늘렸지만 체중이나 몸집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형에게 이야기를 했고, 형은 다른 대안을 알려 줬다. 


“그럼 운동을 해 봐. 운동해서 근육을 키워서 체중 늘리 수 도 있어.”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었지만, 단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어떻게 하는지 방법도 몰랐고, 뭐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몰랐다. 가장 문제가 됐던 건 헬스장을 등록하기에 내 용돈은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일주일을 고민하고, 정보를 찾아다닌 끝에 학교 기숙사에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헬스장 시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심지어 공짜로 사용이 가능했다. 그래서 11월 말, 나는 무작정 운동할 때 입을 반바지와 반팔을 학교를 올 때 챙겨서 오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페이스북이 정보를 찾기에는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었다. 나는 닥치는 대로 페이지를 팔로우하고 운동에 관련된 정보들을 찾기 시작했다. 체중을 늘리기 위한 운동, 운동 방법, 자세 등 수많은 정보와 이미지들을 스마트폰에 캡처하여 저장하고, 그 이미지들을 보면서 운동을 했다.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체중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생각하면 내가 찾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행동을 실행했다. 하루 1시간씩 전신 웨이트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했고, 운동 가기 전 저녁을 먹고, 운동이 끝난 후 또 저녁을 먹었다. 모두 정보를 탐색하면서 찾은 운동을 통해 체중을 늘릴 수 있는 방법들이었고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한 것이다. 그렇게 한 달의 시간을 운동을 했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가장 놀라운 일은 체중이 60kg에서 70kg으로 불어난 것이었다. 불과 한 달 전에는 작디작은 나였지만, 운동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체중이 10kg이 늘어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몸에 근육이 붙어서 이제는 왜소해 보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거울에 보이는 내 모습이 낯설어 보였다. 하지만 변한 것은 내 몸뿐만이 아니었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나의 관점도 달라졌다. 이제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뭐든 열심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은 것이었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모두 올라간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도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것으로 인해서 내가 달라진 것에 대한 만족감을 얻었던 것 같다.) 아직까지 무시하고 헐뜯으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많이 줄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정말 작고 초라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많은 행동을 하고, 이를 실행하여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더 이상 작은 내가 아니게 된 것이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그 당시에 내가 ‘해골’이라는 말을 듣지 않았더라면, ‘운동으로 체중을 늘리자’라는 목표를 가지지 않았더라면, 나를 변화시킬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하지만 나는 작다라는 생각을 바꿨고, 더 성숙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 작고 초라하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이루고 싶은 한 가지의 목표를 정해라.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많은 행동을 하고, 그 행동을 통해 찾은 것들을 바탕으로 실행해라. 그리고 목표를 달성해 보라. 더 이상 작지 않은 내가 앞에 서있을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처음에 작았던 나도 어렵다고 먼저 생각을 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목표를 정했고, 방법을 찾는 행동을 했으며, 이를 실행해 목표를 이뤘다. 목표가 크지 않아도 된다.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이뤄나가 보자. 어느 순간에는 작은 나를 감싸줄 수 있는 거대한 내가 있을 것이다. 지금도 나는 새로운 목표를 새우고, 이를 이루기 위해 수많은 행동을 하고, 행동을 바탕으로 실행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지금 목표하고 있는 것을 이루기 위한 연습이라는 행동이다. 이렇게 행동들이 쌓이면서 수많은 정보, 노하우가 쌓일 것이고, 본격적인 목표를 위한 실행을 하여 목표를 이룰 것이다. 처음부터 크고 화려한 사람은 없다. 작고 초라하지만 여러 목표를 이루면서 크고 화려해진다. 내가 20살 대학교 신입생 때 경험했던 것처럼 독자들도 자신이 작고 초라하다고 느껴질 때, 목표를 정하고, 행도 하고, 실행하여 목표를 이뤄 나간다면 크고 화려한 사람으로 변해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작가의 이전글 나 혼자 세상에 떨어졌다고 느껴질 때 이겨내는 용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